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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더 이상 노환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젊은 사람들을 병원으로 부른다.
  • 이기열 원장/연세건우병원
  • 등록 2019-10-21 00: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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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리서치 센터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4%로 세계 1위다. 2위인 이스라엘의 보급률은 83%로 1위와 2위의 격차가 상당하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서 IT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한국이지만 어두운 면도 있다. 해마다 '스마트폰'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부분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일 3시간이다. 목을 잔뜩 움츠린 상태에서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연신 손가락을 움직이는 과정이 병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때문에 과거 노환으로만 알려져 있던 병들이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스마트폰 병은 무엇이 있으며 예방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 목디스크
 
스마트폰 화면은 작고 또 보통의 시야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화면을 보기 위해 목을 앞으로 쭉 뺀다. 마치 거북이와도 같은 이 자세는 경추와 목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근육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장기간 내버려 둘 경우 목 디스크로 이어진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경추간판 장애(목디스크)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이가 2010년 69만 9,858명에서 2015년 86만 9,729명으로 5년간 16만 9,871명(24.3%)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급격한 증가세의 원인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연세건우병원 이기열 원장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스마트폰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자세에서 머리를 숙이지 않고 확인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원장은 "만약 정면으로 볼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여야 한다. 특히 잠들기 전 장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경우 허리, 어깨, 목 등에 전체적으로 무리가 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 손목건초염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자란 세대들을 '엄지족'이라고 부를 만큼 스마트폰 사용시 엄지손가락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쉴 새 없이 엄지를 움직이던 어느날 엄지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다. 물건을 들거나 힘을 줄 때마다 손목 부위가 붓거나 딱딱해진다. 손목건초염이 발병한 것이다.


손목건초염은 과거 ‘주부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기기의 사용 증가로 남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10년 47만명에 불과하던 남성 환자는 2015년 55만8000여명으로 1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수부전문의인 연세건우병원 하승주 원장은 “손목건초염의 경우 대부분 해당 부위를 격하게 사용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손목의 무리한 사용을 줄이고, 손목에 오는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 원장은 “손목건초염 때문에 나타나는 통증을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며 방치하다가 증세가 악화되면 나중에는 물건을 잡아도 감촉을 못 느끼거나 물건을 쥐다 떨어뜨리기는 상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며 증상을 초기에 인지하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방아쇠수지증후군
 
현대의 사무직의 삶을 살펴보면 쉴 새 없이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할 때 스마트폰을 만지고 출근하고 나서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집에 가서 퇴근하고 자기 전에 다시 스마트폰을 만지며 손가락을 혹사 시킨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비교적 생소한 병명이지만 연간 20만명 이상이 병원을 찾는 흔한 질병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이 병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이들이 더욱 늘고 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마디 사이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발생하고, 달칵 거리는 소리가 나는 질병으로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손가락 사용으로 인해 손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 부종이 생기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승주 원장은 “증상 초기라면 손가락을 쉬는 것만으로 병이 호전될 수 있다”며 손가락이 통증이 생길 경우 가급적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며 손가락의 무리를 피하는 방법을 권한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손가락을 쉬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하 원장은 “최근에는 수술방법도 비교적 간편해졌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갖지 않고 통증이 있으면 우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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