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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5] 제3회 동국연출가참가작 극단 진일보, 김경익 작 연출 ‘안동 安東 체홉’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11-18 00:05:14
  • 수정 2020-09-10 11: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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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극장 동국에서 제3회 동국연출가참가작 극단 진일보의 김경익 작 연출의 안동(安東) 체홉을 관람했다.


극단 진일보의 대표 김경익(1968~)은 대한민국의 배우이자 연출가이다. 홍익대학교 독어독문학 학사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 ‘미국 아버지’ ‘뿌리 깊은 나무’ ‘작은 새’ ‘갈매기’ ‘인 허 플레이스’ ‘관계’ ‘마이 라띠마’ ‘사물의 비밀’ ‘블라인드’ ‘꽃님이’ ‘돌이킬 수 없는’ ‘평행 이론’(2010년) ‘딱정벌레’ ‘장례식의 멤버’ ‘이상한 나라의 바툼바’ ‘헨젤과 그레텔’ ‘이브의 유혹’ 그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연출작으로는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아리랑 랩소디’ ‘바보 햄릿’ ‘봄날은 간다.’ ‘나무 물고기’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봄날은 간다.’로 2001년 동아연극상 3개 부문(작품상, 미술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하고, ‘바보 햄릿’으로 2014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각색상과 ‘맥베스 놀이’로 2013 마이크로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우수상을 수상했다.


‘안동(安東) 체홉’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 세자매, 벚꽃동산을 한데 묶어 우리나라 현대사의 한 페이지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모스크바로 가고픈 세 자매의 바람은 서울로 향한 것으로 설정하고, 벚꽃동산 집의 첫째 딸은 갈매기의 아르까지나 처럼 이혼녀인 배우로, 둘째 딸은 지방에서 행정직을 맡아하는 남편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음주를 하며 세월을 보내고, 셋째 딸은 갈매기의 니나 처럼 배우지망생이다. 


여기에 모스크바에서 온 작가 뜨린고린을 서울에서 내려온 영화감독으로 설정하고, 작가 지망생 뜨레블레프는 벚꽃동산 마을의 극작가 지망생인 청년이고, 둘째 딸의 남편은 갈매기의 메드베첸코처럼 아내를 사랑한다. 이 집에서 대를 이은 머슴노릇을 하는 청년은 뒤에 경매에서 원작처럼 벚꽃동산을 소유하게 되는 것으로 설정된다. 여기에 극작가 지망생의 어머니가 등장하고, 원작의 노복 피르스로 김경익이 출연한다.


무대는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과 긴 탁자를 배치하고, 탁자를 뒤집거나 사각의 입체조형물을 이동 배치해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상수 쪽 벽면에 영상을 투사해 극 전개에 따른 극 분위기 창출에 기여하고, 상수 쪽 검은 휘장이 집으로 들어오는 통로로 연출된다. 음향효과로 기상의 변화는 물론 귀에 익은 음악 그리고 조명이 극 분위기 창출을 주도한다. 


안동(安東) 고가의 벚꽃동산을 배경으로 연극이 펼쳐지고, 경매에 넘어갈 경제적 난관에 처해 있으나, 세 자매는 연극과 사랑에만 몰두해 있고, 영화감독이나 극작가 지망생도 마찬가지로 연출된다. 선대로부터 집사노릇을 하는 청년만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하지만 세 자매에게는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기나 다름이 없다. 



극작가 지망생과 둘째 딸의 남편은 각기 진정한 사랑을 퍼붓지만, 세 딸은 영화감독에게만 열정을 집중시킨다. 그러나 영화감독은 신진배우지망생을 유혹하기 위해 한 눈을 판다. 결국 벚꽃동산은 경매로 넘어가 대를 이은 머슴인 청년 집사의 소유물이 되어버린다.  결국 세 자매는 벚꽃동산을 떠나게 되고, 폐가가 된 안동(安東) 고옥에 백발의 노복만 남아 객석을 하늘처럼 응시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최성희가 첫째 딸, 박희경이 둘째 딸, 이태린의 셋째 딸, 김성호가 벚꽃동산을 낙찰 받는 청년, 강미옥이 어머니, 류기범이 영화감독, 신승오와 정현호가 둘째 딸의 남편, 그리고 노복으로 김경익이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은 물로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둘째 딸 남편 역의 정현호의 성격설정과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원작 번역 김규종, 조명 이수연, 영상 송영범, 의상 배은수, 홍보 및 기획 박소리 박정실, 그래픽 이상희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합하여, 제3회 동국연출가참가작 극단 진일보의 김경익 작 연출의 안동(安東) 체홉을 원작을 뛰어넘는 우수 걸작 변형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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