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봉사활동은 원광대학교병원 안과 양연식 교수를 단장으로 의대, 치대, 한의대, 간호학과에서 교수와 학생, 전공의, 간호사, 병리사, 외부자원 봉사자 등을 포함해 총 38명이 참여한 가운데 외과, 치과, 안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한방과 등 총 7개 진료과로 구성됐다.
봉사활동 현장에서는 이른 시간인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일정에 수백 명의 사람이 북적인 가운데 100km 넘는 먼 지역에서 의료봉사팀을 찾아온 환자들이 유독 많았다. 치과에서는 이번에 유니트체어 2대를 바탐방 구제병원에 기증해 보다 체계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치과 진료에서는 스케일링 및 발치와 수복을 시행했는데 치과의 많은 환자들이 이미 우식으로 인해 치관이 다 깨지거나 치수가 노출된 상태로 치료를 받으러 와 의료진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외과에서는 초음파 장비와 각종 수술 기구를 준비해 탈장수술과 유방암수술, 농양배농술, 피부지방종양제거술 등 74건을 시행했고, 안과에서는 현미경 장비와 고가의 수술 장비를 새로 투입해 현지 의사인 소말린과 함께 백내장 수술, 결막종괴, 안검종괴절제술 등 11건을 시행했다.
또한 한방팀에서는 침 치료를 기본으로 약침, 근건이완수기요법 등의 치료와 함께 오적산, 갈근탕, 향사평위산 등의 한약을 처방했다.
이외에도 척추협착, 뇌졸중 후 편마비, 테니스엘보, 손목 건초염, 무릎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다. 한방팀장인 조은별(한의사) 전공의는 2년 전 의료봉사에서는 학생으로 진료 보조를 했지만 이번에는 한의사로서 직접 진료를 해 보며 열악한 의료현실에 더 많이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약국 업무를 담당했던 이예순 임상병리사는 “캄보디아인들은 새까만 얼굴에 하얗고 동그란 눈망울에 잠깐만 눈을 마주쳐도 흐믓한 미소를 보인다”면서 봉사 일주일 동안 의료인과 캄보디아 환자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인류애를 느꼈다고 했다.
외부지원자로 참가한 조성현, 어다영 등에 의하면, 한 환자가 걷기 힘들어 리어카에 실려왔는데, 치료를 받아도 좋아질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에 눈시울을 붉혔다. 일반인의 시선으로는 눈물없이 바라볼 수 없는 한편의 감동 드라마였다며 봉사의 참 의미를 배웠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모두 구슬땀을 흘려가면서 봉사활동을 했고, 힘든 일정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 의료팀의 분위기 메이커가 됐다. 봉사에 참여해 초진 접수, 환자 안내, 진료 보조, 물품 정리 등 봉사에 일익을 담당한 의학과 학생들과 간호학과 학생들은 “예비 의료인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 의료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감사의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의료인이 되고 난 후 꼭 다시 방문해 본격적인 의료봉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수고를 마다않고 해외 의료봉사단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후원금을 준비해 온 안과 양연식 교수(봉사단장)와 외과 최운정 교수는 “캄보디아 의료봉사는 원광의대 동문의 숙명이자 약속”이라면서, “해외의료봉사 활동을 후진들이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타원 박청수 교무가 동행해 바탐방 구제소를 찾은 주민들의 손을 잡아주면서 의료봉사단을 격려했다.
앞서 봉사단은 1997년 9월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원광대 의대 선배들의 추모비가 있는 프놈펜 의대 교정을 찾아 헌화하고, 프놈펜 탁아소에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봉사지원자 이자희씨는 “1997년 그분들께서 이루시고자 한 큰일에 작은 도움이라도 꼭 드리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