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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면역관용유도 이식으로 태어난 아기
  • 디지털 뉴스팀
  • 등록 2020-01-12 00: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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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된 신장 유지해 자연 임신

이길선 부부와 아기가 이식을 담당했던 박재범.장혜련 교수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디지털 뉴스팀] 면역관용유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기를 출산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세 번 째다. 


삼성서울병원은 2017년 8월에 면역관용유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이길선(39세)씨가 지난해 11월 27일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신장 이식 환자가 출산한 경우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면역관용유도 이식을 받은 환자가 출산한 적은 없었다. 


면역관용이란, 면역억제제 복용 없이도 이식된 장기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타인 장기를 이식 받으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공격해 필연적으로 거부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장기이식 수혜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면역관용유도이식은 이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한 첨단 의학 분야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4곳의 이식센터에서만 면역관용 유도 신장이식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성공한 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아이를 낳은 이 씨는 두통이 잦아 고혈압 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신장질환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이식 말고는 손 쓸 길 없던 터여서 지난 2017년 신장을 기증받아 수술했다. 이씨에게 신장을 기증한 사람은 남편 강봉기씨(40세)다. 


아내에게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강씨는 가족 중 가장 먼저 유전자 검사와 교차반응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강씨의 교차반응 검사는 이식이 가능한 상태였다. 


강씨는 검사를 진행할 때 아내 친정 식구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아내 식구들은 이미 당뇨와 같은 가족력이 있어 부담을 주기보다 평소 건강한 편인 본인이 기증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대신 본인 부모님들께 말씀드리고 허락을 구했다. 부모님들도 흔쾌히 아들이 기증 하는걸 허락 해주셨다고 한다.


검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식외과 박재범 교수가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면역관용유도 신장이식을 위해 이씨에게 이식 전에 전처치를 시행한 뒤 기증자와 수혜자의 면역체계가 일시적 공존하도록 남편 강씨의 신장과 골수를 아내 이씨에게 이식했다. 


이씨는 남편 신장을 기증받고 성공적으로 면역관용이 유도되어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중단하고도 안정적으로 신장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정 받았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 부부에게 뜻밖의 큰 선물이 찾아왔다. 


지난 2008년 결혼 후 11년 동안 이들 부부는 숱한 노력에도 아이가 없었다. 


여러 차례 시험관 시술을 하며 아이를 바랐지만 시술 실패 2회와 유산 5회를 경험했고 신부전으로 신장이식까지 받아야했기에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아득한 소망으로만 느껴졌었다.


면역관용 신장 이식 후 1년이 넘어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고도 안정된 신장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자 임신에 대한 꿈을 다시 꾸게 되었고, 또 한 번 시험관 임신을 준비하던 중 자연 임신 소식을 알게 됐다. 신장을 이식 받기 전에는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그러나 출산까지의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이씨에게 신장질환 말고도 자궁선근증이 있어 임신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자궁선근증이 있으면 조산을 할 수 있다. 어렵게 얻은 아이를 건강히 키워 출산하고 싶었던 이들 부부의 바람에 산부인과 의료진도 정성으로 돌봤다. 


강씨는 당시 임신 중 노정래 산부인과 교수 등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의 노력이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이식 수술 전에 이씨의 말기 신부전을 치료했고 기증 전 후 강씨를 계속 진료해 온 신장내과 장혜련 교수도 도왔다. 


하지만 출산할 때까지도 난관은 그치질 않았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거꾸로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술이 가능한 상태여서 결국 제왕절개를 통해 지난 달 아들을 낳았다. 


아들 몸무게는 3.32kg, 부부에게 태명 그대로 ‘기쁨이’였던 아이에겐 ‘강찬’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박재범.장혜련 교수는 소식을 듣고 이씨 병실에 방문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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