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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국새 찍힌 유일한 공문서 보물 된다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03-04 03:56:14
  • 수정 2023-12-21 11: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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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 '최광지 홍패'-'육조대사법보단경'-'백자 항아리' 보물 지정 예고

최광지 홍패(국새 부분)

[민병훈 기자] 최광지는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문신으로 활동한 그는 고려 창왕 1년(1389년) 문과 ‘병과 제3인(丙科 第三人)’으로 급제했다. 당시 등제는 을과(乙科), 병과(丙科), 동진사(同進士)로 구분됐다. 각각 세 명과 일곱 명, 스물두 명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최광지는 합격증으로 홍패(紅牌)를 받았다. 붉게 염색된 종이에는 ‘성균생원 최광지 병과 제삼인 급제자(成均生員 崔匡之 丙科 第三人 及第者)’와 ‘홍무 이십이년 구월 일(洪武 貳拾貳年 玖月 日)’이라는 문장이 두 줄로 적혀 있다. 발급연월일 위에는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 국새가 찍혔다.


630년 전 발급된 과거합격증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최광지 홍패’와 고려 후기 선종 경전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 그리고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白磁 大壺) 한 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 ‘최광지 홍패’는 명나라 황제 홍무제가 고려에 내려준 국새가 찍힌 유일한 고려시대 공문서로 희귀한 사료로 평가된다.


최광지 홍패(전체)

현재까지 확인된 고려 시대 홍패는 장양수(국보 제181호), 우탁(비지정), 장계(보물 제501호), 이자수(비지정), 양이시(보물 제725호), 양수생(보물 제725호) 여섯 점으로, 모두 ‘최광지 홍패’보다 발급 시기는 빠르지만 관청에서 왕명을 대신해 발급한 까닭에 국왕 직인이 없다. 


‘최광지 홍패’는 문서의 형식과 성격 면에서도 임금의 명령을 직접 실천한 공식문서로서 완결된 형태로, 국새가 찍혀 있어 ‘왕지(王旨)’라는 문서명을 갖췄다.문화재청 측은 “형식상 완결성을 갖춘 예로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후대에 계승돼 조선 시대 공문서 제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고려 충렬왕 2년(1276년)부터 과거합격증에 ‘왕지’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했다는 ‘고려사(高麗史)’ 기록을 처음 확인시켜 준 실물로, 조선 시대 문서제도와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역사.학술 가치가 높고 희소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육조대사법보단경(제1)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충렬왕 16년(1290년) 원나라 선종의 고승 몽산덕이(蒙山德異)가 편찬한 책을 고려 수선사(修禪社)의 혜감국사 만항(萬恒)이 받아들여 1300년 강화 선원사에서 간행한 판본으로, 현재 경상남도 사천시 백천사에서 소장한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이란 당나라 혜능(慧能)이 대중에게 육조 지위에 이르기까지의 수행 과정과 문인들의 수행을 위해 설법한 열 가지 법문을 그의 제자 법해(法海)가 집성한 책으로, 이를 편찬한 몽산덕이는 만항과 긴밀히 교류해 고려 불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간행됐다. 백천사에서 보관하는 ‘육조대사법보단경’은 그 시기가 가장 이르고 조선 덕이본(德異本) 계열 책들과 판식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존하는 같은 종류의 경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판본으로 가치가 높다. 


백자 항이리(전체)

문화재청은 부산박물관에서 소장한 ‘백자 항아리’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17세기 말∼18세기 초에 제작된 높이 52.6㎝의 대형 항아리로, 구연부와 어깨에 미세하게 금이 간 것을 수리해 거의 완전한 형태를 유지한다. 좌우 형태가 약간 비대칭을 이루지만 자연스럽고 당당한 느낌을 준다. 담담한 청색을 띤 백색 유약이 고르게 발라져 우아한 품격마저 갖췄다.


이 항아리는 기형이 안정되고 우수한 기법이 적용돼 왕실 도가지 가마인 관요(官窯)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관요백자 제작기술이 완숙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거론된다. 


문화재청은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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