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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새벽잠 안 깨우겠다” 약속...일요일 새벽 도발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0-03-29 16:33:19
  • 수정 2020-03-29 16: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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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맨 앞줄 왼쪽 둘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광준 기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연달아 발사한 시각은 29일 오전 6시 10분으로 군의 경계 취약시간대인 일요일 ‘새벽’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청와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 “이제는 새벽잠 설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던 문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의 약속이 어느새 공수표가 됐다.


조선중앙통신과 우리 군 정보 등에 의하면, 김정은은 지난 21일 오전 6시 45분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실시된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 당시 김정은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당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장 등도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북 발사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및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면서, “(북한)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오전 6시 20분경 출입기자단에 북 발사 탐지 결과를 알렸다.문 대통령은 최근 잇단 북한의 발사체 도발로 남북 관계가 악화할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의 도발은 2018년 남북 간 ‘9.19 군사합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군은 이날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면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소집 등 긴급회의를 열지 않았다. 북한에 대해 ‘유감’ 표명이나 ‘규탄’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김정은은 2018년 3월 방북한 우리 특사단에 “(북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NSC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이제 더는 새벽잠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고, 이어 4월 판문점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 설치지 않도록 제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웃으면서 답했다.그러나 김정은은 지난해 4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한 이후 반복해서 새벽 발사체 도발을 계속 감행하고 있다. 같은 해 7~8월 북한이 수차례 ‘새벽 도발’을 해 시중에선 북한의 대남 도발 미사일을 두고 ‘굿모닝 미사일’이라는 말도 나왔다.


특히 최근 북한의 새벽 도발은 코로나 사태에서도 계속돼 국제적 규탄 대상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 도발과 관련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야권에선 “북한 눈치 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도 ‘북한’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서해 수호의 날’은 천안함 폭침을 포함해 제2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이 서해안에서 벌인 대남 도발에 맞서 싸우다 순직한 군인을 추모하기 위해 2016년 제정된 기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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