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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앙상블로 관객 앞에 부끄럽지 않은 무대 선보이겠다”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06-19 04:33:55
  • 수정 2020-06-19 04: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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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에게 자신 있는 무대 선보이겠다.
평생 연극을 지켜주신 선생님들과 무대를 함께한 동료들과
1400여명의 오디션 지원자들의 희망을 안고
이 작품에 최선을 다하겠다.”


연극 ‘레미제라블’의 대부분의 인물들은 미천하지만 희망을 꿈꾼다. 장발장, 자베르, 팡틴, 코제트, 마리우스 등 그 어느 누구도 희망을 갖지 않은 인물이 없다. 이런 ‘레미제라블’은 지금 현재에 사는 우리의 모습과 평행선을 이룬다. 우리 국민들도 코로나19의 고단한 생활을 뒤로하고 희망을 꿈꾸고 있다. 예전 아름다웠던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겠지만, ‘꿈꾸는 것’이라도 우리 모두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관객의 염원을 담아 관객에게 ‘희망’을 주는 작품을 올린다. 관객 없던 극장에서, 이제 다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있는 예술감독 윤여성을 만났다. 


윤여성 예술감독

Q. 초연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계신데, 초연 당시 어땠는지? 


A. 2011년도 12월 대학로 아르코극장에서 공연했었는데, 당시 주최가 ‘50대 연기자 그룹’이었고, 내가 회장이었다. 1990년대 중반에 미국 연수차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았다. 너무 좋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대형작품은 흥행문제 때문에 스타가 출연한다. ‘50대 연기자 그룹’의 대학로 연극배우들의 무대를 만들고자 했을 때, ‘레미제라블’이 떠올랐다. 순수한 연극배우로만 공연을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당시 공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은 물론이고 응원해준 배우들 모두에게 자부심이 대단했다. 관객들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이후 3년 동안 크리스마스 즈음에 대학로아르코예술극장에서 매년 올렸던 기억이 있다. 


Q. 이 작품이 연극계 많은 기대 받고 있다. 부담 느끼실 것 같다.


A. 전혀 부담 없다. 자신 있다. 이번에 연출을 맡은 이성구는 기본부터 다진 실력 있는 연출가다. 잘 해주리라 믿는다. 오현경, 박웅, 임동진, 정상철, 문영수 선생님께서 출연승낙을 해주셨을 때 너무 기뻤다. 그 선생님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또한 함께 평생 동료였던 이호성 등은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이번에 새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오디션을 통해 뽑았다. 1400여명 오디션 지원해 3차에 걸쳐 선발했다. 그들의 앙상블이 기대된다. 무대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관객들에게 자신 있다. 


Q, 오디션 심사하시면서 젊은 배우들을 만나셨는데, 어찌 보면 연극계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 느낌은?


A. 그들의 밝고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적.외적으로 훈련이 잘된 배우들이 많았다. 한국 연극의 미래가 밝아 보여 선배로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Q. 이 작품은 원로, 중견 연극인들도 함께 무대에 선다. 어떤 분들이 무대에서 서는지 궁금하다. 좋은 시너지를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자연스럽게 된다고 본다. 오현경 선생님은 85세이시다. 당신의 사비로 송백당 연극원도 만드셔서 제자들을 가르치실 정도로, 배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다. 박웅 선생님 또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한국배우협회 회장을 하시면서 배우의 권익옹호를 위해 노력하셨다. 임동진 선생님은 TV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유지하시는 선이 굵은 배우이시다. 정상철 선생님은 국립극단 단장과 예술감독을 2번씩 연임하시면서 연극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셨다. 문영수 선생님 역시 국립극단에서 50년간 배우로 활동하시면서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의 무대를 보여주셨다. 우리는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작업이다. 서로 돕고 배우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잘 될 것이다. 잘되도록 나 스스로 노력하겠다. 예술감독으로서 최고의 앙상블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꼭 공연장에 찾아와서 확인해주셨으면 한다. 


윤여성 예술감독

Q. 오디션에 1400여명 접수했다. 연극오디션이라고 하기엔 보기 드문 일이다. 어떻게 보시는 지?


A. 지금 전 지구촌이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연극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는 것이라 연습은 커녕, 공연도 중단된 상태다. 배우, 스태프 모두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차 예술의 전당에서 좋은 작품을 위해 오디션을 개최했다. 배우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지원했다. 좋은 배우들을 고를 수 있는 기회라 감사하기도 한데, 또 어찌 보면 그만큼 무대가 줄어들어 우리에게 몰린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도 하다.  


Q. 극중 가장 애착 가는 인물은?


A. 모든 인물에 애착 간다. 자베르도, 장발장도 모두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도 뽑으라 한다면, 떼나르디에 가족이 가장 애착 간다. 너무 인간적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다. 악역이라고 하기엔, 그들에게서 진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Q. 지금까지 마음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A. 프롤로그에 장발장이 “꿈이 아니었어. 그런데 왜, 난 여기 있는 거지.”라고 시작한다. 그리고 죽을 때 “모든 것은 꿈이야”라고 죽는다. 인생은 꿈이라는 생각이다. 


Q.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배역이 있다면? 


A. 당연히 장발장이다. 주인공이어서가 아니고 장발장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서다. 장발장은 빵 한 조각 훔쳐서 19년간 낙인찍혀서 산다. 자신을 속여 가면서 어디서든 정착해서 살지 못한다. 그러면서 지난날의 속죄의 마음으로 남에게 베푼다. 또 베풀면서 스스로 갈등한다. 그런 모습이 배우로서 굉장히 끌린다. 자베르에 쫒기고, 팡틴에게 속죄하면서, 팡틴의 딸 코제트를 키우면서 아버지로서 기쁨을 느끼지만, 또 자신의 과거에 괴로워한다. 그런 장발장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Q. 예술감독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약속을 하실 수 있으신지?


A. 이렇게 많은 배우가 출연하면 늘 걱정되는 게 ‘앙상블’이다. 무대에서 배우들이 화합하지 못하면 관객 앞에 서면 안된다. 그 무대는 접어야 한다. 우리는 그럴 리 없으리라고 단언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화합’과 ‘앙상블’을 위해 힘쓰겠다. 배우인생 45년을 걸고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 어려운 시기에 우리 공연을 찾아준 관객 앞에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선보이겠다. 꼭 약속을 지키겠다. 자신 있다. 지켜봐달라./인터뷰 민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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