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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총탄도 견딘 조선 명필의 흔적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06-28 16: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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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박씨 충헌공파 대제학공 후손, 국립중앙도서관에 탁본 기증

밀양박씨 충헌공파 대제학공 후손 박형원(76세)씨가 자택에서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받은 훈장들을 보여주고 있다. 

[민병훈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서혜란)은 지난 2일 밀양박씨 충헌공파 대제학공 후손 박형원(76세)으로부터 탁본 8점과 고문서 1점을 기증받았다. 


기증받은 탁본 8점은 경기도 양주지역 밀양박씨 문중을 명문가로 이끈 조선 중기 박율(1520∼1569), 박이서(1561∼1621), 박노(1584∼1656), 박수현(1605∼1674) 4대의 신도비와 묘비 탁본이다. 


신도비는 죽은 사람의 행적과 학문이 뛰어나 후세의 사표가 될 만한 기록을 새겨 영원히 남기고자 묘의 입구에 세운 비를 말한다. 조선시대 신도비는 현직과 증직(贈職)을 포함해 종2품 이상의 관직과 품계를 갖춰야 건립할 수 있었다.


조선 중기의 명필 김현성(金玄成)의 글씨를 확인할 수 있는 탁본. 글 사이의 흰 구멍을 통해 한국전쟁 때 맞은 총탄 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박율의 비신(碑身) 의 명문(銘文)에는 조선 중기의 명필 김현성(金玄成)의 글씨와 대학자 김상용(金尙容)이 전서로 쓴 두전(頭篆)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비신은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 1612년에 양주군 회천읍 회정리에 세워졌고, 한국전쟁 때 맞은 총탄 자국이 남아있다.  


박형원 기증자는 “금석문으로 남아있는 선조들의 자료가 긴 세월과 한국전쟁과 같은 풍파를 겪어 오면서 비면이 손상돼 알아보기 힘든 글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탁본을 통해 조상의 행적이 남겨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기증 자료는 향후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해 연구자를 비롯해 국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개인 또는 문중이 가지고 있는 고문헌 발굴과 함께 기증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형원 기증자는 고서 121책을 2019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한 바 있다.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1968년에 ‘화랑무공훈장’과 ‘월남참전종군기장’을 수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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