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간] 번역총서 ‘러시아 외교관 베베르와 조선’ 출간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07-31 02:52:41
  • 수정 2020-08-01 17:56:50

기사수정
  • 러시아 공사 베베르를 통해 19세기 말 조선을 엿보다

 

[민병훈 기자]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도형)은 최덕규 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과 김종헌 고려대 연구교수의 번역으로 번역 총서 ‘러시아 외교관 베베르와 조선’을 출간했다. 

 

이 책은 2013년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벨라 박 교수(러시아과학원 동방학연구소)의 동명의 서적을 번역한 것이다. 그 내용은 19세기 말 서울 주재 초대 러시아 공사로 활동한 카를 이바노비치 베베르(1841~1910)의 외교활동을 조명한 것으로 그의 조선 경험(1885~1897)에 대한 일대기다. 베베르의 외교 활동이 이처럼 자세히 소개된 것은 러시아 역사학계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처음이다. 

 

베베르는 동아시아 역사, 지리, 민속, 문화 전문가로 1885년부터 1897년까지 서울 주재 러시아 공사로 12년간 러시아의 대조선정책을 최일선에서 담당했다. 조러 수호통상조약 체결 등 러시아와 조선의 관계 형성과 전개, 그리고 확립에 이르는 전 과정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또한 명성황후 시해 사건 이후 시해 가담자 처벌과 주모자 추방 등을 요구함으로써 일본 정부가 을미사변에 가담했음을 인정토록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베베르는 청, 일본과 기타 제국주의 국가들의 조선에 대한 침략적인 정책들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아관파천(1896.2.11~1897.2.20.)에서도 보여지듯 고종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책의 저자인 벨라 박은 베베르와 관련된 각종 공문서, 보고서, 전문, 메모, 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베베르의 활동을 다각적으로 복원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공식적인 조-러 관계의 수립부터 청일전쟁, 아관파천 등 시간 순으로 베베르의 활동을 추적하고 있다. 

 

부록으로 베베르 공사 부부사진을 비롯 다양한 이미지 자료가 수록돼 있다. 책 표지에 포함된 고종과 왕세자(순종)가 베베르와 함께 러시아공사관 현관에서 찍은 사진은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 자료이다. 고종과 왕세자가 상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러시아공사관에 고종이 머물렀던 시기(1896)에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과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로 한러 관계사에서 뜻깊은 해다.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활동했던 시기야말로 한러 관계의 원형이 만들어진 시기였기 때문에 이 책은 고종의 북방정책에 대한 성찰과 한러 관계의 미래를 전망하는 데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천년 역사향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