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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44] 창작공동체 아르케, 김승철 연출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09-19 0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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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루이지 피란델로 작, 황동근 역, 김승철 연출의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관람했다.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 1837~1936)는 시칠리아 섬 지르젠티(지금의 아그리젠토)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팔레르모 대학 법학과에 입학했다가 로마 대학 문학부를 거쳐 독일의 본 대학에서 시칠리아 방언에 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았다. 로마 여자 고등사범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학과 문체론을 가르치며 문학 활동을 시작했고, 장편소설 7편, 단편소설 250편, 극작 40여 편 등을 남겼다. 


정신병에 걸린 광폭한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고충, 경제적인 어려움, 딸의 자살 시도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들이 포로로 잡힌 사건과 같은 고통스러운 개인적 삶과 함께 당시 전후의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 실증주의 시대의 절대적인 가치의 와해, 산업화 시대의 인간 소외와 위기의식 등이 그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문학과 연극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3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2년 뒤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 영화 촬영 작업 중 폐렴에 걸려 로마에서 생을 마감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년 동안 읽을 단편 모음’(전24권) ‘함정’ ‘차례’ ‘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 ‘배척받는 여인’ ‘노장과 청년들’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 등의 장편.단편 소설과 ‘작가를 찾는 여섯 명의 등장인물’ ‘엔리코 4세’ ‘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등의 극작품과 평론집 ‘우모리즈모’가 있다



황동근은 동국대학교/대학원, 미국 브루클린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리동물원’ ‘생일 파티’ ‘갈매기’ ‘아노마’ ‘고도를 기다리며’ ‘코뿔소’ ‘육체의 풍경’ 등을 연출하고, 번역서로는 ‘세자매’ ‘육체의 풍경’ ‘사천의 선인’ ‘레라미 프로젝트’ ‘천사여, 고향을 보라’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등을 번역했다. 폴콕스 외국인 학생상,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극 연출가, 서울 예술 대학 교수, 서울 연극 앙상블 대표로 활동 중이다.


김승철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의 배우이자 작가 겸 연출가로 현재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대표다. ‘전쟁터의 소풍’ ‘툇마루가 있는 집’ ‘소풍’ ‘수갑 찬 남자’ ‘소뿔 자르고 주인 오기 전에 도망가 선생’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 ‘평상’ ‘피의 결혼 콜라주’ ‘벚나무 그늘 아래서 벌어지는 한 가문의 몰락 사’ ‘전하의 봄’ ‘안티고네’ ‘ 그류? 그류?’ ‘팝콘’ ‘전하’ ‘놀이로 풀어본 맹진사댁 경사’ ‘아름다운 살인자 보이첵’ ‘즐거운 나의 집’ ‘전야제’ 등을 연출했다. 2008 밀양여름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대상 연출상, 2015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 2015 공연과 이론 작품상, 2015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 앞에 탁자와 의자 그리고 화장대와 건반악기가 놓였다.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 배치해 사용하고, 건반악기 연주로 분위기를 설정한다. 무대 좌우의 등 퇴장 로 뿐 아니라 객석 출입계단 전체가 동선으로 사용되고, 객석 앞부분 좌석에 촬영기와 컴퓨터 노트북을 배치해 스텝 역할의 남녀 배우가 착석한다. 연극은 건반악기 연주자의 가벼운 연주에서 출발을 한다.


배우들이 차가 작품을 준비 연습하는 과정에 갑자기 연극인이 아닌 6인의 한 가족이 등장한다.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본다면 아버지, 어머니, 아들, 그리고 1남 2녀인 의붓 형제로 구성된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을 대표하는 인물은 아버지이다. 문제는 연출가와 배우들 모두가 예기치 못한 실제 인물들의 등장으로 인해서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연출가가 6인의 등장인물의 가족사를 내용으로 희곡을 써서 무대에 올리기로 작정을 해, 6인의 등장인물의 가족 이야기가 하나하나 펼쳐진다. 


그러나 배우들과 가족 간의 견해차가 생겨나고, 원래 연출가가 의도했던 배역을 6인의 가족이 자신들이 하겠노라 나서면서 갈등관계가 노정된다. 그러나 가족사를 연출가가 받아들이게 되고, 가족의 대표자인 아버지가 실제로 저지른 비행이 폭로되고, 양녀와의 불륜관계가 드러나게 되면서 방관만 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게 되고 종당에는 이러한 사실로 인해 가족 중 사망자가 발생하게 되니, 아버지는 권총으로 자결을 택한다. 결국 연출가는 공연을 포기하기에 이르고 연극의 리허설은 불발로 그친다.  



피란델로 자신 역시 이 작품을 쓰는데 상당한 내적 저항을 느꼈다고 술회했는데 그는 이러한 저항 자체를 연극의 일부로 도입함으로써 난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했다. 


조은경이 여배우, 김성일이 아버지, 이형주가 연출, 민병욱이 남배우, 김영경이 정여사, 우혜민이 어머니, 지진샘이 남배우, 이홍재가 아들, 으승은이 여배우, 한동훈이 무대감독, 방정인이 소년, 김보라가 음향오퍼, 박현민이 남배우, 나푸름이 조명오퍼, 송영주가 여배우, 정다정이 의붓딸, 윤슬기가 여배우, 경 미가 소녀, 박영은이 조연출, 박혜림이 건반악기 연주자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 그리고 건반악기 연주자의 기량이 기억에 남는다. 


무대 박찬호, 음악 공양제, 조명 김성구, 안무 양은숙, 제작지원 정다정, 기획 한가을, 사진 그래픽 김 솔, 무대감독 송현섭, 조연출 김보라, 진행 기경성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루이지 피란델로 작, 황동근 역, 김승철 연출의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연출력, 연기력, 기술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수준급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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