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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79] 극단 물결, 송현옥 각색/연출 ‘Othello Against the Storm’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11-27 02: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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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교 충무관 지하 1층 혼에서 극단 물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송현옥 각색 연출의 ‘Othello Against the Storm’을 관람했다.
 
이번 공연은 카자흐스탄 EXPO 국제 연극제와 거창 국제 연극제에 공식으로 초청받아 기립박수를 받았던 작품이다. 올해에는 아시아 셰익스피어 학회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소개되며 해외 송출을 위한 실시간 생중계 녹화를 통하여 코로나19로 침체된 공연예술계의 하나의 돌파구를 제시할 예정이다.
 
연출가 송현옥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연극을 만들면서 자랐다. 어렸을 때 동네 아이들을 모아 연극을 만든 것은 시작이었다. 중학교 땐 극작과 동시에 연기도 했다. 또한, 고려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해 드라마를 전공하며 동시에 영어연극반에서 연극을 했다. 연극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었기에 고려대학원 영문학 박사학위까지 수료했다. 연극평론과 드라마투르기로 연극계에 데뷔했고, 결국 직접 연극을 하고 싶다는 갈증에 연출을 하게 됐다. 2002년 처음 연출을 시작했으며, 2008년 극단 물결을 창단해 대표가 됐다. 여기에 세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최근엔 무용과 연극이 결합한 융복합 예술 페스티벌인 PADAF의 공동운영위원장까지 맡았다.


송현옥 교수는 이런 열정을 인정받아 최근 많은 곳에서 상을 받았다. 2013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제33회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연극부문)'을 받았다.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에서 '햄릿, 여자의 아들'로 우수상을 받았다. 그리고 한국무용학회에서 공연예술대상을 받기도 했다.
 


무대는 검은 휘장을 늘어뜨린 3면 벽에 스모그를 뿜어넣거나, 상수 쪽 등퇴장 로에서 무대 전체를 덮을만한 거대한 흰색의 천으로 폭풍에 걸맞은 파도의 출렁임을 연출해 내고, 후반에는 배경 전체를 가린 천정으로부터 늘어뜨린 백색의 천을 객석 끝까지 출연자들이 끌어다 덮고 역시 폭풍에 대항하는 듯싶은 주인공의 심정이나 상황의 변화를 마치 거대한 물결이 일 듯 출렁이는 모습으로 연출해 내고, 침대 형태의 조형물을 천 밑에 배치해, 오델로가 데스데모나를 살해하는 장면에 사용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백색의 긴 천을 두 손에 받쳐 든 여인의 춤사위가 살풀이 춤처럼 펼쳐지고 그 곁을 배회하며 춤사위를 벌이는 남성 출연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향후 모든 출연진은 연기와 무용으로 연극을 연극 무용의 퍼포먼스처럼 이끌어 간다. 


암전 속에서 우레소리와 폭풍우 소리가 들리면서 조명 들어오면, 흰천이 파도치듯 출렁이면서 전승을 한 오델로의 귀환이 관객이 심장을 울렁거리도록 만든다. 오델로가 캐시어를 부관으로 임명한 것에 불만과 시기심에 불탄 이야고의 모습과 그의 흉계가 무용과 함께 펼쳐지기 시작하고, 상관의 부인인 데스데모나에게 극진한 예우를 보이는 케시어를 상관부인에게 음심을 품은 것으로 오델로에게 고자질을 한다. 


의혹의 계기가 된 것이 결혼 선물로 준 손수건이고, 손수건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오델로의 의혹은 증폭되고, 결국 오델로는 데스데모나를 부정한 여인으로 간주하고 살해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야고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알고, 이야고를 죽인 후 자신도 폭풍우와 파도더미 속에서 목숨을 잃는 장면에서 극은 마무리가 된다.
 


‘Othello Against the Storm’은 셰익스피어 작품 안에 한국의 전통미를 첨가해 즉흥무인 살풀이춤과 함께 극적변화를 춤사위로 이끌어 간다. 원작의 내용전달은 물론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동서양 공통의 정서를 창출해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시킨 작품이다.


권소원, 김기현, 라경민, 박연주, 오주원, 유정하, 이가윤, 지상우, 한은비, 정이슬, 서반석, 진성웅, 조수연 등 출연진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연기력과 무용은 극 분위기 창출은 물론 극적 예술성을 부각시키고 우레보다 큰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이현우, 무대감독 나현민, 안무 조진희, 협력안무 정지해, 조안무 양승관, 조연출 이호진, 기획 이호진 김연진, 홍보 박수경 왕수희, 조명 정진철, 음악 송지순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물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송현옥 각색 연출의  ‘Othello Against the Storm’을 세계시장에 내 놓아도 좋을 세계정상급 공연예술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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