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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87] 예술공동체 길, 최영환 연출 ‘갈매기’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12-10 04: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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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열린극장에서 예술공동체 길의 송형종 예술감독, 안톤 체홉 작, 최영환 연출의 ‘갈매기’를 관람했다.


송형종(1965~)은 극단 가변의 대표이자 한국영상대학교 연기과 교수, 공주영상대학 연기과 교수, 동아방송대학 영화예술계열 교수, 서일대학 연극과 교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중앙교육위원, 국제극예술협회 이사, 한국연극협회 이사, ITI 사무국장 이사, 한일연극교류협의회 위원 등을 역임한 한국연극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오셀로 니그레도’ ‘패밀리 리어’ ‘엠빠르 리베라’ ‘콜렉션’ ‘온 에어 햄릿’ ‘꿈꾸는 식물’ ‘죽은 시인의 사회’ ‘댈리의 애인’ ‘갈매기’ ‘언덕을 넘어서 가자’ 그 외의 다수 작품에서 새로운 표현수법으로 연출을 해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대상을 수상했다.


최영환 연출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원, 미국 Western Illinois University 연극과 대학원 출신이다. 현재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 교수(뮤지컬 전공)를 역임하고 있다. 연출작으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리어왕, 갈매기, 벚꽃동산, 메시아(발레), 시편교향곡(발레), 신은경 발레 앙상블 영혼의 송가 등이 있고, 예술감독으로는 뮤지컬 파우스트, 뮤지컬 죽은 시인의 사회, 열정, 헨젤과 그레텔이 있고, 연기감독으로는 뮤지컬 이순신, 뮤지컬 천년의 정원 등이 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부이사장이다.


무대는 배경 앞에 두자 높이의 언덕길을 좌우로 연결시키고 그 앞에 수백 개의 가는 줄을 천정에서 늘어뜨려 휘장을 만들어 놓았다. 휘장 중앙을 열면 언덕길 중앙은 무대가 되고, 출연진의 등퇴장로 구실을 한다. 휘장 앞으로는 탁자와 의자를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배치하고, 후반부에는 하수 쪽에 침상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여럿이 앉을 수 있는 식탁, 그리고 상수 쪽은 집필 책상과 의자를 배치한다. 상수 쪽 책상에는 갈매기 박제, 서랍에는 권총을 넣어 둔다.


연극은 베토벤의 운명 같은 클래식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공연내용에 적절한 의상은 물론 사냥총, 갈매기, 술병과 술잔, 휠체어와 짚고 다니는 단장 등 소품 하나하나에도 철저함을 보인다. 


내용을 요악하면 뜨레블레프는 가족들 앞에서 니나를 주연으로 자신의 희곡을 공연한다. 하지만 아르까지나는 아들의 희곡을 공공연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이 때문에 화가 난 뜨레블레프는 공연을 중단한다. 뜨레블레프가 자리를 떠난 사이 니나는 유명작가 뜨리고린을 소개받게 된다. 니나는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금방 자리를 떠나고,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남은 마샤는 도른에게 자신이 뜨레블레프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장면이 바뀌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르까지나는 자신을 자랑해 보이고, 소린과 도른은 논쟁을 벌인다. 아르카지나는 시내로 나가겠다고 하지만 샤므라예프는 말을 내주지 않으려 한다. 자리에 동석해있던 니나는 갈매기를 사냥하고 돌아오던 뜨레블레프와 마주치지만, 뜨레블레프는 뜨리고린 때문에 기분이 상해 자리를 떠난다. 뜨리고린과 니나는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뜨리고린은 창작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지만 니나는 그에 대한 동경과 함께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내비친다. 뜨리고린은 뜨레블레프가 사냥한 갈매기를 보며 새로운 소설을 구상한다.


장면전환이 되면 뜨레블레프와 뜨리고린의 사이는 악화되어 있고, 결국 뜨레블레프는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한다.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은 모스크바로 돌아가기로 한다. 마샤는 뜨리고린에게 메드베첸코와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아르까지나와 뜨레블레프가 만나고, 뜨레블레프는 아르까지나에게 붕대를 갈아달라고 요청한다. 


두 사람은 뜨리고린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충돌하지만 곧 화해하는 듯 보인다. 아르까지나는 완전히 떠나고, 뜨리고린은 잠시 니나와 마주친다. 니나는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하고, 뜨리고린은 그녀와 재회하기로 약속하고 주소를 알려준다, 두 사람은 키스를 한다.


다음 장면은 2년이 흐른 뒤다. 그 사이 뜨레블레프는 소설가가 되었고 니나는 뜨리고린과 연인이 되어 그의 사생아를 낳았지만 아이는 죽었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고 니나는 배우로서 성공하지 못한 채 자신의 고향으로 잠시 되돌아 온 상태다. 메드베첸코와 마샤는 결국 결혼한다. 하지만, 폴리나가 그렇듯이, 마샤는 메드베첸코를 사랑하지 않는다.


도른의 부름으로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이 소린을 만나기 위해 돌아온다. 사람들이 카드놀이를 하는 사이 혼자 작업실에 남아있던 뜨레블레프는 돌아온 니나와 마주친다. 뜨레블레프는 아직도 니나를 뜨리고린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떠난다. 절망한 뜨레블레프는 권총으로 머리를 쏴서 자살한다. 그 때 카드놀이에 모두 빠져있는데, 밖으로 나간 도른이 이 상황을 목격하고 돌아와 뜨리고린에게만 귓속말로 뜨레블레프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충격 받은 뜨레고린의 모습을 끝으로 연극은 끝이 난다.


조항선이 아르까지나로 출연해 모습이나 연기력에서 마치 아르까지나를 하려고 연기를 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중인물에 부합한 성격창출과 명연을 펼친다. 


신황철이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업는 노역인 쏘린 역을 발군의 기량으로 호연을 해 보인다. 이용도가 샤무라예프 역을 탁월한 기량으로 구현시킨다. 배우진이 뜨리고린으로 출연해 매력적인 모습과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최만수가 도른으로 출연해 경륜과 기량으로 작중인물성격에 적합하고 적절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승분이 뽈리나로 출연해 역시 경륜과 기량을 드러내 호연으로 주목을 받는다. 이주연이 니나로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일생일대의 명연을 보이려고 애쓴다. 윤준호가 뜨레블레프로 출연해 역시 열정을 다해 명연을 펼쳐 여성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정은진이 마샤로 출연해 작중인물의 성격창출에서부터 연기력까지 직접 느끼며 표현하는 연기로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김주영이 메베젠꼬로 출연해, 갈매기 작중 인물 중 가장 부각시키기 어려운 역할 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부각시킨다. 병형범, 진주호, 권석현 등 3인의 안정된 연기도 연극의 주춧돌이 된 듯싶은 느낌이다.


제작감독 이효숙, 조연출 귄휘진 홍석현, 촐괄기획 정달영, 기술감독 조준희, 무대감독 이정현, 무대 김한신, 조명 강동영 정성운, 의상 김봄희, 음악 음향 홍석현, 기획 김영훈, 홍보 마케팅 고태호, 양상 정시영 박현주, 포스터 프로그램디자인 한상빈, 무대제작 드림아트, 분장 이승분, 노래지도 권휘진, 진행 이지후 김세정 등 스텝진이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예술공동체 길의 송형종 예술감독, 안톤 체홉 작, 최영환 연출의 ‘갈매기’를 연출가와 출연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원작을 뛰어넘는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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