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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89] 극단 호메로스, 강기호 연출 '깡통'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12-12 17:47:50
  • 수정 2020-12-12 17: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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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인사아트홀에서 극단 호메로스(대표 류재국)의 최송림 작, 강기호 연출의 '깡통'을 관람했다.


최송림은 경향신문,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데뷔,  2003년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도라산 아리랑'을 비롯해 '에케호모' '전쟁둥이(원제:조통수(祖國統一喇叭手)' '버들피리' '색동 가죽신' '뮤지컬 백범 김구' 등 통일연극 시리즈와  '돈' '술꾼' '장돌뱅이' '콜라병' '곡쟁이 여자(哭女' '불의 여자' 등 모노  드라마(1인극) 시리즈를 발표 공연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간사지' '신의 아들' '늦둥이' '마구간' '이비야' '낫씽(원제:96)' '아침놀  저녁비' '레디고 인생' '13월' '황혼의 블루스' '우리들의 광시곡(원제:노르    마)' '지상에서의 마지막 사랑' '마지막 외출' '스트리트 가이즈' '하카리' '꽃비' '꿈서리' '딘별을 찾아서' '능소전' '명동 블루스' '열대야' '고마나루' '낙타를 위한 레퀴엠' '세모시 옥색치마' '다함께 차차차' '갯바람' '의좋은 형제전' '천사의 날개' '아버지의 가수' '서시장 여간첩(원제:  풍물시장 여간첩)' '동숭동 밤하늘엔 별이 뜨지 않는다' '고추잠자리' '짱아와 길동무들' '노숙자' '사형수' '내 남편의 마지막 여자' '장부의 길' '월이'외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한 중견작가다.  


강기호는 전남 여수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수료, 극단 파도소리 대표이자 현재 인사아트프라자 극장장이다. 한국 연극협회 여수지부장. 여수 국제연극제 조직 위원장, 중앙일보사 선정 '한국을 움직이는 인물', 서라벌 예술 신학교 연극영화과 학과장 역임, 한국 연극배우협회 전남 지회장. 여수세계해양공연예술제전회 이사장, 한국 문화예술인 환경사랑 연합회 회장. 명신대학교 연극영화과 겸임교수다.제 14회 전남연극제 장려상 수상, 제 15회 전남연극제 우수상 수상, 제 15회 전남연극제 우수상 수상, 제 17회 전남연극제 희곡상 수상, 제 18회 전남연극제 대상 및 연출상 수상. 제20회 전남연극제 연출상 수상, 한국예술 총연합회 연극부문 수상(91). 스포츠연예신문사 봉사대상 연극부분 수상, 제23회 전국 근로자 연극제 대통령상 수상, 2015 대한민국연극대상 은상수상을 했다.출연작으로는 MBC 신파극 '애수의 소야곡' '상화와 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성조황고' '서툰사람들',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 등 100여 편 출연 및 연출을 했다.


'깡통'은 각설이를 주제로 한 연극이다. 각설이 타령을 부르며 깡통을 들고 구걸을 한다. 각설이 타령을 품바라고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각설이타령의 후렴구에 사용되는 일종의 장단 구실을 하는 의성어로 전해왔으나 현재는 각설이나 걸인의 대명사로 일반화되었다. 



품바란 낱말이 처음 기록된 문헌은 신재효의 한국 판소리 전집 중 '변강쇠歌'이다. 여기에서 보면 품바란, 타령의 장단을 맞추고 흥을 돋우는 소리라 하여 '입장고'라 불렀음을 알 수 있는데, 이조 말기까지는 이런 의미로 통했다. 그후 일제, 해방, 자유당, 공화당 시절에 이르기까지는 '입방귀'라는 말이 널리 일반화되었는데 그것은 '입으로 뀌는 방귀'라는 뜻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피지배계급(가난한 자, 역모에 몰린 자, 관을 피하여 다니는 자, 지배계급에 불만을 품고 다니는 자, 소외된 자 등)에 있는 자들이 걸인 행세를 많이 하였는데 그들은 부정으로 치부한 자, 아부 아첨하여 관직에 오른 자, 기회주의자, 매국노 등의 문전에서 "방귀나 처먹어라 이 더러운 놈들아!"라는 의미로 입방귀를 뀌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한(恨)과 울분을 표출했다. 


또한 품바란 가진 게 없는 허(虛), 텅 빈 상태인 공(空), 그것도 득도의 상태에서의 겸허함을 의미한다고 전하며 구걸할 때 '품바'라는 소리를 내어 "예, 왔습니다. 한푼 보태주시오. 타령 들어갑니다." 등의 쑥스러운 말 대신 썼다. 또, 품바란 한자의 '품(稟)'자에서 연유되어 '주다', '받다'의 의미도 있다. 또 달리 '품'이란 품(일하는 데 드는 수고나 힘), 품앗이, 품삯 등에서 연유했다. 


하지만, 전해 내려오면서 명칭의 변화는 있었지만 거기에 함축된 의미가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진다."라는 말로 변해왔으며, 이 노래(타령)만은 처음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 반드시 '품바'라는 소리를 내어 시작과 끝을 알렸던 것이 다른 노래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다. 


무대는 하수 쪽이 각설이들의 거소, 상수 쪽이 양반집 별채다. 하수쪽에는 배경에 상자곽을 잔뜩 붙여놓아 판자집 같은 느낌이다. 상자곽에는 각설이들의 준칙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 앞에 누더기를 잔뜩 걸쳐놓았다. 상수 쪽에는 별채의 방이라 기둥과 함께 방 뒤쪽에는 병풍이 쳐져있고, 바닥에는 금침을 깔고, 정면에 백색 휘장을 칠 수 있게 해 놓았다. 방 오른 쪽에 복도가 있다.


연극은 도입에 각설이들의 품바타령에서 시작된다. 남녀 각설이가 객석을 오르 내리며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각설이 패에게는 우두머리가 있고 그의 지휘에 따라 행각을 벌이고, 트로트 곡의 노래을 부르기도 한다. 패의 우두머리는 기타을 연주하는 재주를 보인다. 걸인들은 각설이란 말을 깨딸을 각(覺) 말씀 설(說)이라며, 말씀을 깨달은 인물들이 모여 각설이패가 되었노라고 자위를 한다. 


양반은 나이가 들었고, 경제력이 있으나 구두쇠로 설정이 되고, 엽색가이기 딸 같은 나이의 여인을 탐해, 가난한 집 여식을 그 집 채무를 갚아주는 대가로 여식을 소실로 데려다 별채에 머물도록 한다. 그러나 양반 집 아들은 아버지의 행동을 못 마땅해 한다. 그래서 아버지가 여식을 탐하려 접근하면 "불이야!"하고 소리를 질러 아버지가 놀라 튀어나오도록 만든다. 



아버지가 자리를 비우면 아들은 여인에게 다가가 동정심을 베푼다. 마침 한양에 볼일이 생겨 양반은 집을 비운다. 아들은 여인을 도망치도록 만든다. 여식은 우선 각설이패에 합류한다. 


각설이패는 착한 사람을 도와주고 악한 사람을 혼내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귀가한 양반은 이를 알아차리고 뒤쫓는다. 그리고 아들을 내쫓는다. 결국 아들도 각설이패에 합류해 여인과 함께 걸인행각을 하기로 결심한다. 아들과 여인은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가 결국 깡통 하나의 차이밖에 아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즐겁게 각설이 타령을 따라 부르며 이들과 합류한다.


임영란, 한상민, 전주형, 김은비, 임희승, 박요셉, 손우정, 윤로빈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 열연은 물론 열창과 율동은 관객의 감성을 부추기고 즐거움에 빠지도록 만든다.


기획 류재국, 각색 임영란, 무대감독 윤병호, 조연출 남 우, 무대장치 조준형, 조명디자인 박상철, 으상 오태은, 조명오퍼 이상찬, 음얗오퍼 김정훈, 홍보 유아름, 팜플렛디자인 이정연, 포스터디자인 류다윤 등 스텝진의 기량도 돋보여,  극단 호메로스(대표 류재국)의 최송림 작, 강기호 연출의 '깡통'을 연말을 마무리하는 훈훈하고 따뜻한 감동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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