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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소재 ‘조선말 큰사전 원고’ 보물로 승격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2-23 00:00:07
  • 수정 2023-12-21 12: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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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기념관 소장 조선말 큰사전 원고 근대 한글 관련 문화유산 처음으로 보물 지정


[민병훈 기자] 조선어학회가 일제강점기 우리말 사전을 편찬키 위해 작성한 ‘조선말 큰사전 원고’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86호로 승격 지정됐다. 

  

천안시는 국가등록문화재 제524-2호로 등록됐던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조선말 큰사전 원고’가 보물로 승격 지정되면서 총 10건의 보물을 관리하게 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가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1929~1942년 13년 동안 작성한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총 14책이다. 그 중 5책은 천안시에 소재한 독립기념관에서 소장하고 있고, 나머지 8책은 (사)한글학회에서, 1책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 14책은 오랜 기간 동안 다수의 학자들이 참여해 지속적으로 집필.수정.교열 작업을 거친 중요한 자료로, 철자법, 맞춤법, 표준어 등 우리말 통일사업의 출발점이자 결과물로 국어사적 가치가 높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됐다가 1945년 9월 8일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돼 이를 바탕으로 1957년 ‘큰사전’(6권)이 완성되는 계기가 됐다.

  

제작 과정을 보면 전 국민의 우리말 사랑과 민족독립의 염원도 엿볼 수 있다. 1929년 10월 31일 이념을 망라해 사회운동가, 종교인, 교육자, 어문학자, 출판인, 자본가 등 108명이 사전 편찬 사업을 시작하고, 각지의 민초(民草)들이 지역별 사투리와 우리말 자료를 모아 학회로 보내오는 등 계층과 신분을 뛰어넘어 일제의 우리말 탄압에 맞선 범국민적 움직임이 큰 힘이 됐다. 

  

특히 조선말 큰사전 원고의 보물 지정은 근대문화재로 역사적.학술적 가치 재평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문화재 제도가 생긴 2005년부터 근대문화재가 국가지정문화재 대상이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을 준비했던 뚜렷한 증거물이자 언어생활의 변천을 알려주는 생생한 자료로서, 국어의 정립이 우리 민족의 힘으로 체계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실체이므로 한국문화사와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자료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안동순 문화관광과장은 “등록문화재가 보물로 승격지정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로, 독립기념관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유산 소장처 및 소장자들과의 깊은 협력으로 천안지역 문화유산 지정 관리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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