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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이번에도 인간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02-13 00:30:23
  • 수정 2021-02-13 00: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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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이달 26일부터 한 달 간 명동예술극장에서 2021년 첫 작품인 연극 '파우스트 엔딩'을 선보인다.

[이승준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이달 26일부터 한 달 간 명동예술극장에서 2021년 첫 작품인 연극 '파우스트 엔딩'을 선보인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재창작한 신작 '파우스트 엔딩'은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연출가 조광화가 재창작 및 연출을 맡고, 주인공인 노학자 파우스트 역에는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배우 김성녀가 파격적으로 캐스팅됐다.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레퍼토리로 제작돼 지난해 4월 공연 예정이었으나, 주인공 김성녀의 부상과 코로나19가 겹쳐 공연이 연기되면서비로소 올해 무대에 오르게 됐다.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파우스트'는 오늘날까지 문학, 연극, 영화는 물론 음악과 미술 등 예술 전 분야에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있다. 평생을 학문에 전념했으나 인간 이해에 한계를 느끼고 허무함만 남은 학자 파우스트와, 인간을 유혹해 영혼을 담보로 거래하는 악마 메피스토의 강렬한 대립을 중심으로 선과 악, 창조와 파괴, 문명과 원시 등 끝없이 대조되는 상반된 두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원작을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재구성한 국립극단 '파우스트 엔딩'은, 방대한 원작을 110분 분량으로 과감히 압축해 인류의 번영이라는 명분으로 발전한 끝에 폭주해버린 문명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우스트는 어렵고 관념적이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인물과 사건을 단순화했고, 결말도 파격적으로 바꿔 동시대 관객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원작에서 남성 역할이었던 ‘파우스트’와 그가 사랑에 빠지는 여성 ‘그레첸’의 관계성은 성별을 넘어서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공감대와 연민, 교감을 키워드로 풀어냈다. 


‘배우의 원형이자, 전형이자, 이상향’ 김성녀는 ‘인간 파우스트’로서 독보적인 존재감과 연륜을 드러내며 캐릭터를 새롭게 조망한다. 그와 맞서는 메피스토는 배우 박완규가 합류해 미워할 수 없는 장난기와 매력을 갖춘 악마 역할로 호흡을 맞춘다. 이외에도 강현우, 고애리, 권은혜, 김보나, 김세환, 이원준 등 국립극단 시즌단원을 비롯한 15명의 배우가 함께해 강렬한 에너지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춤과 노래, 배우들이 직접 조종해 무대 위에서 걷고 뛰는 거대한 들개 퍼펫, 다양한 가면 등 화려한 무대 연출 또한 눈을 사로잡는 볼거리다.

 

김성녀 배우는 “50여 명에 이르는 전 스탭과 배우가 모두 1년 만에 다시 모일 수 있어 감사하고 소중하다. 연극계 내 오랜만의 대작이고, 1년여를 기다려 관객을 만나게 된 만큼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번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파우스트'는 세계 문학의 거장이자 독일의 위대한 작가 괴테의 대표작으로 국립극단 70년 역사동안 3명의 연출가에 의해 공연됐다. 1997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故장민호 배우의 ‘파우스트’로 선보인 후 23년 만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 조광화는 1,2부로 구성된 방대한 원작을 과감히 압축하고 작품의 가치와 세계관을 현시대에 맞게 재정비해, 동시대성을 탄탄히 보완했다. 압도적인 분량으로 인해 통상 1부만 공연해 왔으나, '파우스트 엔딩'은 ‘비극 제 1부’, ‘비극 제 2부’를 모두 담아 110분으로 구성했다. 무엇보다 ‘파우스트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원작의 묵직한 울림을 그대로 보존했다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인간의 번영을 위해 오랜 세월 축적해온 지식들이 오히려 인간과 생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번 작품은, 발전을 핑계 삼아 폭주해버린 문명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단순화된 인물과 사건을 통해 직관적으로 재구성했다. 인간을 이롭게 할 그 어떤 지식도 결국 인류의 끝, 멸망으로 가는 길임을 알아버린 노학자 파우스트는 ‘그럼에도 혹시 모를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인류를 대변한다. 

  

그와 대조되는 악마 메피스토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들을 유혹해 영혼을 담보로 거래하려 한다. 상반되는 그들의 모습은 선과 악, 창조와 파괴, 문명과 원시 등 강렬한 대조로 원작의 폭넓은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파우스트 엔딩'은 메피스토의 유혹에 빠져 현세의 쾌락을 쫓으면서 방황하던 파우스트가 마침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천상의 구원을 받는다는 원작의 결말과는 다른 파격적인 내용으로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파우스트의 탄생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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