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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21] 국립극단, 조광화 재창작 연출 '파우스트 엔딩'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3-06 09:22:59
  • 수정 2023-02-15 07: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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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에서 (재)국립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원작, 전영애 역, 조광화 재창작 연출의 <파우스트 엔딩>을 관람했다.

김광보는 신임 국립극단단장이자 예술감독으로, 2014 제 51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줄리어스 시저>, 2014 PAF 예술상 - 연극연출상 <사회의 기둥들>, 2012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그게 아닌데>, 2012 히서 연극상 - 올해의 연극인상, 2012 연극평론가협회 - 올해의 연극 베스트3 <그게 아닌데>, 2012 대한민국연극대상 - 대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제 49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11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주인이 오셨다,> 2009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연출상 <게와 무언가, 2008 일본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삿포로씨어터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발자국 안에서>,2007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비경연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4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올해의 예술상’ - 연극부문 우수상 <웃어라 무덤아>,2004 포항 바다국제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웃어라 무덤아>, 2001 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인류 최초의 키스>, 2000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 1999 한국일보사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뙤약볕>, 1998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신인 연출상 <뙤약볕>, 1996 오늘의 젊은예술가상(문화체육부),1996 한국연극협회 선정 96년을 이끌어갈 젊은 연극인 연출분야 1위 등을 수상한 우수 연출가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번역을 한 전영애 교수는 1951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킬 대학에서 수학했다. 2007년 현재 서울대 독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어두운 시대와 고통의 언어-파울 첼란의 시>, <독일의 현대문학-분단과 통일의 성찰>, <괴테의 도시 바이마르에서 온 편지>, <괴테와 담시>, 시집 <깨어지는 벽 앞에 서서>, <카프카, 나의 카프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독일사>, <나누어진 하늘>, <두 가지 견해>, <데미안>, <변신>, <사랑에 대하여>, <낯선 연인>, <프라하의 이방인 카프카>, <시>, <헤르만 헤세 대표 시선>, <불안의 심리> 외 다수가 있다.

조광화는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가 올해 연출 데뷔 20주년을 맞아 2017년 <조광화 展>을 열었다. 1992년 신춘문예 희곡부문 장마가 당선되면서 연출도 겸했다.  연출작으로 <베르테르> <서편제> <후랑켄슈타인> <미친 키스> <모래시계> <황구도> <베르테르 라이브> <파우스트 엔딩>을 집필하거나 연출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라이프치히 대학에 들어가 법률 공부를 하며, 미술 연구와 회화, 문학 등에도 관심을 두고 공부하다가 알자스의 스트라스부르 대학으로 전학해, 자연과 민중과 개성을 존중하는 '질풍노도'라는 새로운 문예관에 접한다. 졸업과 동시에 고향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였으며, 24세부터 창작을 시작하여, 희곡 <괴츠>와 소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해 명성을 얻는다. 향후 그는 희곡 <파우스트>, 서사시 <헤르만과 도로테아>, <서덩 시편>, 자서전 <시와 진실>, <이탈리아 기행>,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 등을 집필하고, 그 외에도 <첫사랑>, <이별>, <5월의 노래>, <사랑하는 사람 가까이>, <마음 변한 소녀>, <경고>, <넓은 세계로>, <목자 탄식의 노래>, <나그네의 밤 노래>, <미뇽에게>, <탄금 시인>, <마왕>, <툴레의 임금님>, <신비의 합창> 등을 발표한다.

<파우스>트는 화가 들라크루아 (Eugène Delacroix 1798~1863)의 그림 <파우스트>와 작곡가 구노(Gounod, Charles Francois 1818~1893)의 오페라 <파우스트>가 유명하다.

영화로는 1928년에 제작된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Friedrich Wilhelm Murnau 1888~1931) 감독 주연의 <파우스트>와 1960년에 제작된 페테르 고르스키(Peter Gorski) 감독과 구스타프 그륀트겐스(Gustaf Gründgens 1899~ 1963) 주연의 <파우스트>를 명화로 일컫는다.

연극으로는 1829년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제1부가 초연된 이래 <파우스트>는 2000년대 초까지 독일에서 약 1000여 회 이상 연극으로 제작 공연되었다.

서독에서는 1957~58년에 구스타프 그륀트겐스의 “함부르크” 공연이후 1966년 “베를린”의 실러 극장에서 에른스트 슈뢰더가 <파우스트> 제2부를 별도로 공연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동독에서는 1952~53년에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에곤 몽크에 의한 <초고 파우스트> 공연이 이루어지고, 브레히트는 이 공연에서 비속하고 희극적이며 유쾌한 요소를 강조해, 새로운 연극적 해석으로 평가되었다. 이 공연은 그후 볼프강 하인츠와 아돌프 드레젠에 의한 동베를린 공연(1968), 파이만/프라이어에 의한 슈투트가르트 공연(1977), 크리스토프 슈로트에 의한 슈베린 공연(1979)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독일 통일과 함께 <파우스트>는 이데올로기적인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동서독간의 경쟁관계도 없어져, 자유로운 실험 대상물로 공연이 되고, 아이나르 슐레프의 “프랑크푸르트” 공연(1990)과 볼프강 엥겔의 “드레스덴” 공연에서는 <파우스트> 제1부와 제2부를 함께 공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2000년대에 페터 슈타인의 연출에 의한 최초의 <파우스트> 무삭제 전작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6년 이해랑 연출의 <파우스트>가 명동국립극장에서 초연되고, 김동원, 장민호, 백성희, 나옥주 고설봉, 신원균 등이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국립극단 초연 이후 여러 차례 재공연과 각 극단에서의 공연이 이루어졌고, 신구, 박근형, 권성덕, 유인촌, 장두이, 윤주상, 손숙, 송채현 등이 출연해, 호연으로 갈채를 받았다.

인천시립극단의 이종현 연출은 기존의 공연과는 달리 노 박사 <파우스트>와 청년 <파우스트>를 등장시키는 2인 1역의 <파우스트> 메피스토 역시 2인 1역으로 등장시켰다.

괴테(1749~1832)가 전 생애를 걸고 완성한 필생의 역작이자 독일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6세기경에 살았던 기인(奇人)이자 학자인 파우스트에 대한 민간의 전설에 흥미를 느낀 괴테가 처음 집필을 시작한 해는 1773년이다. 그리고 1만 2,000행이 넘는 이 대작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1831년으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8개월 전이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파우스트』가 괴테 문학의 대명사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방대한 분량의 『파우스트』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흔히 제1부를 ‘학자 비극’과 ‘그레트헨 비극’이라 부르고, 제2부는 ‘헬레나 비극’과 ‘지배자 비극’이라 부른다. '학자 비극’은 당대 최고의 학자 파우스트가 자신의 늙어 버린 육신과 학문 수준에 절망하던 차에 메피스토펠레스(악마)의 제안에 따라 계약을 맺는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에서는 악마의 힘을 빌려 자신의 모든 욕망을 충족시키는 대신, 죽은 뒤에는 영혼을 내주겠다는 것이 계약의 내용이다. 메피스토가 마녀의 물약으로 파우스트에게 젊음을 선사하고, 다시 청춘을 되찾은 파우스트가 순박한 처녀 그레트헨을 유혹하여 파멸에 이르게 만드는 것이 ‘그레트헨 비극’이다. 여기서 그레트헨은 파우스트의 유혹에 빠져 어머니와 오빠를 죽게 만들고, 파우스트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마저 물에 빠뜨려 죽인 죄로 참수형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감옥으로 찾아와 도망을 권유하는 파우스트의 제의를 거부하며 자신의 죄를 참회한 덕분에 영혼만은 구원을 얻는다.      

2부의 무대는 시공간적으로 더욱 확장된다. ‘헬레나 비극’의 배경은 중세의 궁정으로,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의 도움을 얻어서 헬레나를 지하 세계에서 불러내 결혼하고 아들도 낳는다. 헬레나를 그리스 어로 바꾸면 ‘헬레네’인데, 그녀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절세의 미녀다. 헬레나와 결혼한 파우스트는 지극한 행복감을 맛보는 듯싶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아들 오이포리온이 날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무모한 시도를 하다가 죽고 만다. 헬레나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파우스트를 떠나고, 다시 파우스트 혼자 남게 되는 것이 ‘헬레나 비극’의 줄거리다. 고대 그리스의 여인 헬레나와 결혼한다는 설정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이 대목은 파우스트의 환상을 무대로 옮겨 놓고 있다.  

파우스트는 지상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본다면 자신의 삶을 가져가도 좋다고 메피스토와 내기를 걸었고, 이 대목에서 마침내 그러한 순간에 도달한다. 이로써 그는 죽음을 맞이하고, 메피스토는 계약에 따라 그의 영혼을 지옥으로 수습해 가려 한다. 하지만 천사들이 내려와 “영원히 갈망하며 애쓰는 자, 그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다.”라고 노래하며 파우스트의 영혼을 천상으로 데려간다. 이것이 ‘지배자 비극’의 결말이자 『파우스트』의 대단원이다.

조광화는 <파우스트 엔딩>에서 시대적 배경을 지구의 멸망과 인류의 종말 같은 설정에서 출발한다. 놀라운 것은 파우스트를 여성으로 성별을 바꿔 등장시킨다. 파우스트의 서재도 독서를 안 하는 현대처럼, 완전히 폐기물이 된 책 저장소 서류창고 그리고 낡은 책상과 의자를 배치한다. 신은 백색 정장에 백색 가발을 쓴 천사와 함께 등장하고, 파우스트와 그레트헨과의 사랑도 동성애처럼 펼쳐지고, 아기가 메피스토에 의해 죽음을 당하자 재생시켜 세상물정을 통달한 노인형상의 어린아이로 등장시킨다. 군중장면과 개와 늑대의 등장은 거대한 인형으로 대치시킨다. 배경에 자막이 투사되고, 배경에 커다란 그림을 그린 가리개가 천정에서 내려오고, 마지막 장면에는 붉은 커튼이 내려온다. 출연진의 율동과 합창이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대단원은 배경이 열리면서 그 안으로 파우스트가 퇴장한다. 원작과는 달리 파우스트는 천국을 택하지 않고, 지옥으로 향한다는 설정이다.

김성녀가 파우스트, 박완규가 메피스토펠레스, 김세환이 바그너, 신사랑이 그레트헨, 장재호가 발렌틴, 강현우가 독약장수, 고애리가 바우키스, 권은혜가 마르테, 김보나가 헤레나, 김 진이 학생, 박경주가 필레몬, 박성민이 인문학고, 박용환이 법학도, 변상문이 학생, 이원준이 시장, 이종혁이 학생, 전주일이 학생으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열연과 호연 그리고 성격창출과 열창 그리고 인형 움직임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김성녀와 박완규의 호연은 기억에 깊이 자리를 잡는다.

드라마투르기 김주연, 무대 정승호, 안무·움직임 심새인 음악 변지민, 퍼펫 문수호, 조명 정태진, 의상 홍문기, 분장 채송화, 소품 노주연, 음향·영상 김석기, 조연출 이정연 그 외의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재)국립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원작, 전영애 역, 조광화 재창작 연출의 <파우스트 엔딩>을 독일 본고장 공연을 권장할 만한 독특하고 탁월한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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