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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관통하는 도시, 세고비아
  • 송성준 기자
  • 등록 2021-04-11 12: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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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모티브가 된 세고비아 알카사르

[송성준 기자] 마드리드의 북서쪽에 위치한 세고비아는 기원전 700년경에 세워진 도시로, 고대와 중세를 아우르는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해발고도 1,000m 지점에 세워진 도시라서 과거부터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곳이었는데, 카스티야 왕국 시기에는 수도로 지정되었다. 마드리드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버스로 여행할 수 있는 도시이다.

시가지에서 바라본 수도교

 마드리드에서 출발한 버스를 내리고 시내로 걸어가다 보면 거대한 다리를 볼 수 있다. 이것은 로마시대에 지어진 수도교인데, 서기 100년 경에 지어 졌으므로 거의 2천년간 이 자리에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20세기 초까지 사용됐다는 사실이다. 이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유럽에서 보존이 가장 잘 되어있는데, 시멘트나 칠을 사용하지 않고 돌을 쌓아서 만들었다고 하니, 로마시대의 건축기술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알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수도교라 하면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다리 밑의 아치로 물을 흘려 보낸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그러한 것이 아니라 수도교의 목적은 고지대간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여러 곳의 고지대 사이에는 계곡이 있기 마련인데, 수원지에서 계곡으로 물이 흐르지만, 계곡에서 다른 고지대로 물을 올려보내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높은 곳에 있는 수원지와 다른 고지대를 연결해 물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뒤에서 바라본 세고비아 대성당

 수도교를 지나 시내로 걷다보면 세고비아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성당을 볼 수 있다. 세고비아대성당은 1525년에 짓기 시작해서 약 200년에 걸쳐 완공이 된 고딕양식의 건축물인데, 그 모습이 세련되어 ‘대성당 중의 귀부인’이라고 불린다. 성당 내부에 위치한 박물관에서는 중세 스페인의 그림이나 보물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을 둘러 보면 어린아이의 무덤이 뜬금없이 보이게 된다. 카스티야 왕국의 왕 엔리케2세의 아들이 이곳에서 길러졌는데, 유모의 실수로 창 밖으로 떨어져 왕자가 죽게 되었는데, 그의 무덤이라고 한다. 유모도 상황을 비관하여 바로 창 밖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였는데, 안타깝게도 그녀의 무덤은 전해지지 않는다.

시가지 밖에서 바라본 알카사르

 대성당을 뒤로하고 구시가지의 끝을 향해 가다 보면 알카사르에 다다르게 된다. 알카사르란 스페인어로 성을 의미하는데, 대도시들마다 특유의 알카사르를 가지고 있어 도시마다 비교하면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세고비아의 알카사르는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의 성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뾰족하고 원뿔형의 첨탑을 차용한게 아닐까. 이 알카세르도 로마시대부터 위치하던 요새를 계속 증축하여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성의 내부에는 중세시대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므로 시간이 나면 한번쯤 둘러볼 만 하다. 세고비아의 알카사르는 세고비아 구시가지의 외곽도로에서 보는게 아름다운데, 큰 결단을 내리고 가야한다.

시가지의 밖에서 바라본 세고비아 시가지

앞서 언급하였듯이 세고비아는 고도 1000m에 지어진 도시이기 때문에 도시 자체도 고도차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중세시대에 요새화 되었던 성벽을 따라 구시가지가 형성이 되었는데, 위의 사진처럼 도시를 둘러싼 성벽과 외곽 지역의 높이차가 상당하다. 따라서 앞서 말한 외곽도로를 내려가려면 한참을 내려가야 하므로 최소 2시간 정도 걸을 각오를 하고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북적거리던 시가지를 벗어나 조용한 초원에서 도시를 올려다 보면 중세시대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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