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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구에 '끈벌레' 출현...어민들 긴장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2-03-23 20: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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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행주어촌계 제공[박광준 기자] 봄이 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한강 하류에 '끈벌레'가 출현, 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포식성이 강한 끈벌레가 어로 작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 행주 어민들에 의하면 지난 20일부터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뱀장어 치어를 잡으려고 설치한 그물에 끈벌레가 함께 걸려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이 구간에서 뱀장어 조업을 하는 30여 명의 행주 어민들은 걱정이 앞서고 있다.


어민들은 1인당 80m짜리 뱀장어 치어 포획용 그물 7개씩을 이 구간에 설치할 수 있다.


최근 10년여간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이맘때마다 그물에 걸려 나오는 끈벌레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어민 A씨는 "최근 9년, 10년가량은 매년 봄 실뱀장어 조업에서 그물마다 90∼95% 이상이 끈벌레로 가득 찼다"면서, "끈벌레에서 나온 점액질로 실뱀장어뿐만이 아닌 다른 치어들도 금방 죽어 조업이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부 B(64) 씨는 "날이 풀리면서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끈벌레가 출현하고 있다"면서, "기온이 점차 오르면 끈벌레 출현이 더 많아지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 실뱀장어 조업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난해 그물 1개당 끈벌레가 적을 때는 5㎏, 많을 때는 20㎏씩 나와 애써 잡은 실뱀장어가 끈벌레와 그물에서 뒤엉켜 죽어 상품 가치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어민들은 끈벌레도 황소개구리나 배스처럼 유해생물로 지정해 퇴치를 위한 수매 대책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하대 산학협력단은 고양시 용역 의뢰를 받아 2018년 발표한 '한강 수질과 끈벌레류 발생 원인 규명 및 실뱀장어 폐사 원인 등 어업피해 영향조사' 보고서에서 '염분도(소금 농도 12%) 증가'를 끈벌레 발생의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어민들은 "염도가 원인이라면 한강과 같은 기수역(강물과 해수가 섞이는 수역)이 있는 낙동강, 영산강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면서 한강 행주 어장에만 끈벌레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끈벌레는 20∼30㎝ 크기의 바다 생물로 머리 부분은 원통형에 가깝지만 꼬리 부분으로 가면서 납작해지는 형태를 갖고 있으며 이동성이 좋고 주로 모래나 펄 속, 해조류 사이, 바위 밑 등지에서 서식한다.


특히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환형동물, 갑각류, 연체동물 등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등 포식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봄 한강 하류에 나타나면서 국내에 처음 공식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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