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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서양 선교사가 유교적 관점으로 설명한 ‘신의 섭리’...‘주제군징’ 번역 출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7-13 17: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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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17세기 서양 선교사가 유교적 관점에서 신의 섭리 등 천주교 교리를 설명한 책 ‘주제군징(主制群徵)’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책 제목의 주제(主制)는 주제자(主制者) 또는 주제자인 ‘신의 섭리’, 군징(群徵)은 ‘여러 증거를 통해 증명한다’는 뜻으로, ‘주제군징’은 ‘여러 증거를 통해 신의 섭리를 증명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르네상스 시기 유럽의 도덕신학자이자 예수회사인 레시우스(Leonardus Lessius, 1554~1623)가 쓴 ‘무신론자와 정치가들에 대항한 신의 섭리와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논의’를 당시 중국 지식인들에게 유교적 관점에서 신을 설명키 위해 17세기 중국에서 활동한 독일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아담 샬(Johann Adam Schall von Bell, 湯若望, 1591~1666)이 발췌해 수정.번역한 것이다. 


아담 샬은 신이 ‘우주 전체의 완성’이란 공적인 목적을 위해 만물을 창조했고, 이는 개별 사물의 모양, 구조, 활동 양상, 사물 간 관계 등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개별 사물의 존재와 활동 양상을 통해 신의 존재와 섭리에 의해 사물들이 창조됐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중국의 유가 지식인들에게 기독교 신학을 설득키 위해 유가 철학의 개념과 이론을 비판적으로 논의하는 독자적인 내용도 기술했다. 한국서학사에서는 성호 이익(李瀷, 1681~1763)이 ‘주제군징’ 서명과 함께 천문학적 내용과 서양 의학에 관한 내용을 초록한 것이 가장 이른 기록으로 확인된다.


1791년에는 천주교 서적 소각령에 따라 외규장각에 소장됐던 ‘주제군징’이 불태워졌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후 다산 정약용의 저술과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관련 언급이 보인다.


번역의 저본은 저자 아담 샬의 ‘소인(小引)’과 천주교 신자 이조백(李祖白)의 ‘발문(跋文)’이 실린 유일본인 바티칸도서관 소장 소인판이고, 번역은 유가철학.서양 중세철학.과학사.성서학.서양 고전학 전문 연구자 5명이 나눠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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