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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환율, 물가, 무역적자를 극복하는 법
  • 이상구/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
  • 등록 2022-09-11 20: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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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렬 정부 취임 후 물가상승과 무역적자 심화에 더해 환율이 급등하는 등 우리 경제가 3중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이 문제들은 대부분 외부적인 원인 때문이라 대통령이 잘못해서 생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대통령의 결단과 노력,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 어느 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다.


# 급등하는 환율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돌파하며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9원 오른 달러당 133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환율이 1,340원을 넘긴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 29일(고가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라고 한다.


환율이 이렇게 오르면 외국 유학을 간 학생들이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 등 당장 외국에서 돈을 사용해야 하는 분들이 힘들어진다.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던 분들도, 환율 때문에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환율 인상에 원유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심한 경우에는 2배 이상 항공료가 올랐다고 한다. 식량과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 직접 교류가 없는 국민들도 환율급증에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없다. 당장 원유 가격에 기반하고 있는 유류와 나프타 관련 제품들의 가격이 급등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 가격 인상과 농업과 수산업용 연료비와 연동된 축산물과 과일, 야채 심지어는 수산물의 가격도 따라서 오르게 된다.


환율 급등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때문이다.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은행이 지속적인 긴축 방침을 강조한 데다, 연준 의장의 금리 추가 인상 발언이 이어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엄청나게 발행했던 달러로 인해 자국의 인플레가 심해지니,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연방준비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국제 기축 통화인 달러를 미국 정부가 남발한 책임을 미국과 거래하는 다른 나라들에 전가하는 형태에 불만이 있어도 비발권 국가는 어쩔 수 없는 서러움을 삭이면서 묵묵히 견디어 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어두워지고 있는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도 환율 인상에 기여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제한으로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동시에 가스 가격의 폭등으로 인플레이션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범 전부터 한-미 외교관계의 정상화라는 근거없는 주장으로 적극적인 친미를 표방하고 있는 윤석렬 정부에서는 중국이 사우디에서 수입하는 원유를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재하기로 한 것이나, 러시아와 중국이 무역 대금 결제를 각각 자국 통화로 하기로 합의하는 등 달러 패권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을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도록 스스로 손을 묶어버렸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한 구매력을 기준으로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다른 국가의 화폐에 비해 구매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의 원화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72.32 수준으로 떨어져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맥도날드의 햄버거 빅맥 가격을 통해 각국 통화의 구매력과 환율 수준을 단순 비교해 평가하는 빅맥지수도 한국은 3.5달러로 한국의 원화는 미국 달러보다 32% 저평가받고 있다.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 무역 적자 심화


예전에는 환율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수출에 도움이 되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출이 늘고 경제가 개선된다는 이론도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에는 이젠 옛말이 됐다.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원자재를 사와 가공한 후 수출하거나, 중간재를 해외로 넘긴 뒤 현지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출하는 것이 자리를 잡았다. 원화 가격이 하락한 만큼 원자재 등은 그만큼 비싸게 사와야 하는 부담이 커졌는데, 이제는 싼 가격으로 수출하던 시절이 아니므로, 우리나라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원가만 오른 것이 되어 지금은 환율 상승이 오히려 수출 기업들의 수지를 악화시키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8월 22일 발표한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1~20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8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4월(-24억7600만달러)부터 5월(-16억달러), 6월(-24억8700만달러), 7월(-48억500만달러)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현실화하면 2008년 외환위기 이후 14년여 만에 연속 5개월 적자를 처음 기록하게 된다.


연속되는 무역 적자뿐 아니라, 누적 무역적자도 문제다. 올해 무역적자는 254억7000만달러(34조 610억원가량)를 이미 넘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수출입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66년 만에 역대 최대의 적자라고 한다.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20일 까지의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4억2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지만, 수입액은 436억4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2.1% 급증했다. 수입 증가율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무역 적자에는 환율도 영향이 있지만, 대부분은 에너지 등 수입 원자제의 가격이 급등한 것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전년 동기 대비 수입이 많이 늘어난 주요 품목은 원유(54.1%), 반도체(24.1%), 가스(80.4%), 석탄(143.4%), 승용차(44.3%) 등이다. 즉 3대 에너지원인 원유(72억4천400만달러), 가스(31억800만달러), 석탄(21억3천6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이 124억8천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3억100만달러)보다 무려 71.0%나 증가했다.


기재부는 최근 무역수지 적자는 연초부터 이어진 에너지 가격 상승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에너지 수입 확대 폭이 매월 무역수지 적자폭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수입 확대의 영향은 우리 뿐 아니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무역수지 악화를 경험 중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 기업의 해외생산 수출(가공·중계무역 등) 확대 등 최근의 무역구조 변화를 감안한다면 단순 <무역수지>보다는 <상품수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상품수지는 중계무역 호조 등 영향으로 6월까지 흑자 지속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 수급 등 우리 경제 대외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는 재화 수출입 뿐 아니라 서비스교역, 해외투자 소득 등 대외부문과의 경제적 거래를 포괄하는 <경상수지>가 보다 유용한 지표라고 주장한다. 경상수지는 해외생산 수출 확대 및 소득수지 흑자 등으로 6월까지 상반기 동안 248억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역 적자가 단순히 환율인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원유가격과 원자재 가격 인상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최근 수교 30년을 맞은 중국과의 무역은 수교 직전 10억 달러에서 지난해 1,630억 달러로 160배 넘게 성장했다. 규모도 매우 커서 2위인 미국과도 격차가 크게나고, 미국과 일본을 합한 교역 규모보다 크다. 또한 무역 수지에서도 중국은 중요하다. 지난해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거둔 흑자는 전체 무역흑자 규모의 80%가 넘고, 수교 뒤 누적 흑자는 940조 원에 이르면서 우리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이미 5월부터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대중 무역 적자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가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 국산화율은 작년 말 21%에서 올해 상반기 32%로 크게 올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대중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1.9%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대중 교역 품목 5448개 가운데 적자 품목 수는 3835개(70.4%)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대중 무역과 흑자 감소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으면서, 중국 중심의 교역에서 벗어나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먼저 떠들고 있다. 북한국의 남침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북쪽으로 진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승만 정부의 데자뷰를 보는 느낌이다.


#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등을 잇달아 구축하며 국제 경제에서 중국의 비중 축소를 시도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아무런 대책없이 여기에 끌려 들어가고 있다. 윤석렬정부가 “한미관계 정상화(?)”를 외치면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기간 중에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사인한 “인플레 억제법”에 서명했다. 미국에 직접 공장을 설립하고, 우방국들에게 대중국 무역제제에 동참하는 것을 요구하고 압박하는 법안이다. 이제 한국의 베터리와 반도체 등 외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장착한 전기 자동자에는 국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해나가겠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주요 산업을 내재화 시키고, 쌍끌이 전략으로 내수 진작 정책에 주력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무역은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외교에 경제를 종속시키고 있어, 중국을 강력히 견제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통상 질서 재편 요구에도 호응해야 하는 난제에 빠졌다.


최근 법사위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원들과 공방을 벌이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이 맞는지 우려된다. 여소 야대 정국에서 국회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어떤 법안도 통과가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과 개인감정을 가지고 다투게 되면, 전체 윤석열 정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며, 대통령에게도 누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당연한데도, 국무위원의 한사람으로 적절한 행동이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고, 최고위원들도 새로 선임되는 등 대선 패배 이후 흐트려졋던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는 후보 시절부터 여야가 협력하여 거국적인 경제대책회의를 운영하자는 제안을 해왔는데, 이제 힘을 받게 될 것 같다. 이제는 경제에 여야가 없다는 말을 실천할 때다. 단순히 단기 무역 적자가 아니다. 환율 인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원자재 가격 상승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다.


환율, 유가, 무역 적자로 이루어진 3중고의 파도가 몰아치는 국제적인 위기에 여야가 협력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야 제2의 IMF, 제2의 국제 외환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양보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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