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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18] 극단 사개탐사, 박혜선 번역 각색 연출 '타바스코'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2-10-21 08:15:21
  • 수정 2023-05-11 0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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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과핵 소극장에서 극단 사개탐사의 데보라 그레이스 위너(Deborah Grace Winer) 작, 박혜선 번역 번안 각색 연출의 '타바스코(The Real Tabasco)'를 관람했다.


타바스코(The Real Tabasco)는 데보라 그레이스 위너(Deborah Grace Winer)가 2007년에 집필하고 2008년 4월 14일~20일 Wesport Country Playhouse 에서 낭독공연 후 2014년 유진오닐재단 연극경연에 출품해 입상한 작품이다.


연출가 박혜선(1971~)은 캐나다 University of Waterloo 연극과 출신으로 극단 사개탐사 대표다. ‘우쿠리 낫녀노소’ ‘신의 아그네스’ ‘리얼 게임’ ‘억울한 여자’ ‘침향’ ‘라롱드’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주머니 속의 돌’ ‘프라우다’ ‘완전한 오해’ ‘트릿’ ‘아내들의 외출’ ‘베리 베리 임포턴트 퍼슨’ ‘에릭사티’ ‘그 집 여자’ ‘이단자들’ ‘웰즈로즈 12번지’ ‘삼국유사 만발-만파식적 도난사건의 전말’ ‘피카소 훔치기’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번역 작품으로는 ‘헤어스프레이’ ‘댄싱 섀도우’ ‘클로저 댄 에버’ ‘프라브다’ ‘피카소 훔치기’ 외 다수 작품을 번역했다. 제45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트릿’&‘억울한 여자’,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08 공연 베스트 7’-‘억울한 여자’, 2013 히서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에 수많은 나무기둥을 삼각으로 배경 안쪽으로 들어가게 조성하고, 크고 작은 창 같은 공간을 삼각의 양쪽에 뚫어놓고, 등퇴장과 내부가 보이도록 설치했다. 나무기둥 출입구 앞에 높은 단과 계단을 만들어 출연자가 등퇴장을 하고, 무대 상하수 밖에도 방이 있는 것으로 설정해 등퇴장을 한다. 단 앞에 긴 의자와 기둥 앞에도 작은 의자를 배치했다.


원작의 내용은 웨스트민스터 견공 쇼에서 우승한 위펫이라는 개 한마리가 주인을 따라 귀가하려다가 뉴욕 공항에서 제트엔진의 굉음에 놀라 도망을 해 행방불명이 되고, 그 개를 찾기 위해 경찰과 소방헬기가 동원되고, 많은 사람이 수색에 참가하게 되었으나, 개의 행방은 오리무중이기에 방송과 TV를 통해 개의 행방을 탐문 중이다. 


그런데 개의 진짜 이름은 타바스코이고, 이런 사실을 모르는 돈과 애니 부부가 방황하는 개를 데려다 정성껏 기르고 있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이웃의 여배우이자 가수인 리즈라는 여인은 개 찾는 현상금이 1만 달러나 되기에 기이한 첨단과학기구를 착용해 타바스코를 찾고 있고, 이크발이라는 유색인 불자도 이 일에 연루가 된다. 개를 데려다 기르는 부부 중 남편 돈은 현재 실직 중이라 만날 TV 수상기 앞에 앉아 군것질을 하며 수상기만 들여다보고, 아내가 집안을 보살피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이웃의 여배우 리즈는 밤무대에서 노래를 불러 생활을 영위하는 듯, 그녀가 무대로 올라가 부르는 노래는 음성도 탁월하지만 수준급이라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여기에 유색인 이크발이 등장하면서 서로의 의사와 내심까지 드러내면서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연극에서 개는 등장하지 않고, 개집만 출연자들이 이리 저리 끌고 이동을 한다. 


영하 17도라는 혹한의 기온설정으로 해서, 출연자들은 겨울의상을 착용하고 등장을 하고, 젊은 부부는 타바스코의 털에 검은색 물을 들였다가 제색으로 돌리느라 법석을 떠는 장면이 연출되고, 대단원에서 타바스코는 도망친 게 아니라, 일부러 풀어놓은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만 불을 수령한 것을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연극은 마무리가 되는 독특한 설정의 희극이다.


번안 각색을 한 금번 공연에서는 우리나라로 바꾸고, 출연진도 40대 부부와 한물간 배우 겸 가수 그리고 이주노동자로 인물설정을 해서 연출된다. 등장인물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시키며 갈채를 이끌어 낸다. 한물간 배우는 개를 찾는데 적극적인데 그 과정을 통해 과거의 영광과 인생의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시킨다. 이주노동자는 개를 통해 고향에 대한 향수를 전달시킨다. 20년을 남편과 살아온 부부의 아내는 타바스코를 기르며 새로운 삶과 인생을 향해 달려나가려 하고, 소파에 기대 늘 TV나 보던 남편은 개 때문에 떠나려는 아내를 붙잡는다.


장덕주가 남편, 장지은이 아내, 김난희가 가수 겸 여배우, 구도균이 이주노동자로 출연해,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해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정승준, 조명 김성구, 음향 김철환, 영상 김우성, 조연출 오형주 박혁준, 그래픽 사진 김 솔, 홍보 쏭기획, 주최 주관 극단 사개탐사 박혜선, 기획 림지언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사개탐사의 데보라 그레이스 위너(Deborah Grace Winer) 작, 박혜선 번역 번악 각색 연출의 '타바스코(The Real Tabasco)'를 우수 걸작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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