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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동 120호분’ 주인, “키 165cm 이상 왕족이나 귀족 남성”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12-08 02:52:43
  • 수정 2023-12-21 14: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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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경주 대릉원 일원에 있는 ‘황남동 120호분’은 5세기 후반에 만들어졌으며 무덤 주인은 키가 165㎝ 이상인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와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발굴조사 성과를 7일 공개했다.


‘황남동 120호분’은 흙더미를 쌓아 올려 만든 봉분(封墳) 3개가 포개어진 형태의 무덤이다.


이 무덤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사가 이뤄져 ‘120호’라는 번호가 부여됐지만, 이후 봉분 위에 가옥이 들어서면서 일부가 훼손됐고,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에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18년부터 조사에 나서 주변부인 120-1호와 120-2호분을 확인했다.


그 중 120-2호분에서는 금동 관, 금동 신발, 금제 태환이식(太環耳飾.굵은 고리 귀걸이), 유리구슬 가슴걸이, 은제 허리띠, 은제 팔찌, 은제 반지 등이 나와 주목받았다.


화려한 장신구 일체가 무덤 주인이 착용했던 상태로 발견되면서 당시 학계에서는 무덤에 매장된 피장자가 여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도 했다.


중심부에 있는 120호분은 봉분 지름이 28m에 이르는 돌무지덧널무덤이다. 무덤 주인은 금으로 만든 가는 귀걸이와 유리구슬로 만든 가슴걸이를 착장한 상태였고, 허리 부분과 그 주변에서 은으로 만든 허리띠, 철제대도(大刀.큰 칼) 등이 발견됐다.


머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은제 투조(透彫.금속판 일부를 도려내는 것) 관 꾸미개(관식.冠飾), 금동 투조 관모 등이 뒤집어진 채 나와 부장 칸에 같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인골 흔적 등을 고려할 때, 무덤의 주인공이 신장 165cm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관(冠)을 쓰지는 않았지만, 함께 묻었다는 점에서 왕보다는 아래, 왕족이나 귀족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출토된 유물의 제작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무덤이 5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봉분에 산에서 가져온 흙이나 모래가 사용된 점, 그간 신라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투조 문양이 나온 점 등을 볼 때 신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학술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사 내용은 8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경주 발굴 현장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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