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느 무더운 여름날
조용하던 동네가 시끌벅적했다
동네 한복판 공동 우물 옆 아름드리 회화나무
꼭대기에 알콩달콩 신혼집 둥지를 틀고
여러 남매 키우느라 부부가 열심히 먹이를 물어 나르고
짹짹 ~잭 서로서로 앞다투어 먼저 먹으려고
목청 높여 소란스러웠다
까까머리 사내아이들이 나무 위로기어 올라가 솜털이
보송보송한 새끼들을 꺼내오면 어미 부부 목청에 피가
나도록 울부짖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려오는 듯하다
어느 날 갓 돌 지난 첫 딸아이 잃어버려서 눈물 콧물
범벅되어 허둥대며 찾아다니던 내 심정과 똑같았을 것이다
장난꾸러기 사내아이들이 때까치
새끼를 꺼냈던 기억을 하고 있으려나
세월이 흘러 토끼 같던 자식들도 성장하고
머리엔 흰 눈이 내렸을 동무들이 그립구나!
* 때까치 : 텃새
2022.11.4
# 소정 손유순/1990 - 현재소정도예연구소장,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1-경기도세계도자기엑스포 개막식(김대중 대통령 접견), 2002-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한국도자재단, 2004-경기도으뜸이 도자기 부문 선정(청자 참나무재유 개발)-경기도지사, 2014-사단법인) 다온시문화협회 시인, 본지 도자기 부문 자문위원, 2020-한국문학생활회 이사, 감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