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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유재수 ‘감찰 무마’ 유죄...법원 “민정수석 책무 저버려”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3-02-05 17: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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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정치권의 청탁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비위 혐의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서 그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장관이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과 공모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사실과 관련한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시켰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백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조 전 장관 등이 받은 감찰 무마 혐의가 “이 사건 재판의 최대 쟁점이 됐다”고 했다. 사모펀드 및 입시비리 관련 혐의의 경우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수감 중) 재판에서 이미 상당 부분 판단이 내려졌는데, 감찰 무마 혐의의 경우 이번에 처음 판단이 내려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감찰 무마 의혹은 2017년 10월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대통령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감찰을 시작하자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나서서 이를 무마시켰다는 내용이다. 검찰 수사 결과 조 전 장관이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에게 “감찰이 없었던 것처럼 정리하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특별감찰반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 비위와 관련한 특별감찰반 감찰을 중단시켜 이들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사실을 인정했다.


특히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청탁을 조 전 장관에게 전달했고, 비위 혐의에 대한 감찰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한 사실이 인정됐다. 또 백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과 구체적인 행위와 방법을 모의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지휘감독권 행사는 정치권 인사들의 구명 청탁을 들어주기 위한 동기에서 이뤄졌고, 그 위법 및 부당의 정도에 비춰 볼 때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박 전 비서관에 대해선 범행을 공모하거나 함께 실행했다고 증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 백 전 비서관에게는 실형을 선고했지만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대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백 전 비서관이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유 전 부시장이 금융정책국장 자리에 있기 어렵다’는 취지로 통지하며 관련 직무를 일부 수행했다고 본 것이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공직자윤리법상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정 전 교수의 주식 차명 취득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정 전 교수가 사모펀드인 코링크PE에 5억 원을 투자하고 3억 원 상당의 주식을 차명으로 취득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 전 장관을 통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허위 신고한 혐의(업무방해)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 전 교수가) 위법한 투자를 계속하기 위해 수년간 허위 재산신고를 하게 함으로써 공직자재산신고제도를 무력화시키고 공직의 청렴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무너뜨렸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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