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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찰 80] 향기로운 숲이 있는 ‘향림사’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3-02-06 20:58:22
  • 수정 2024-03-14 08: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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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향림사는 전라남도 순천시 석현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사찰로, 1984년 2월 29일 전라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주변에 작설차 등 향기로운 숲이 있어 향림사라 했다고 한다. 대웅전에 보관돼 있는 '향림사대웅전중수기'에 의하면 통일신라시대인 865년(경문왕 5)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했고, 조선시대인 1669년(현종 10)에 중건했다고 한다.




또한 1618년(광해군 10) 지봉 이수광이 편찬한 '승평지' 사찰조를 보면 ‘향림사는 순천 북5리에 있으며 겨울이면 동백이 무성하였다. 갑신년에 순천 사람들이 공동으로 제력을 모아 중창하였는데 산세의 맥을 진압하기 위함’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승평지'를 편찬한 연대가 1618년이므로 위의 갑신년은 1604년(선조 37)으로 추정되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끝나고 폐허가 된 사찰을 서둘러 복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향림사가 위치해 있는 곳은 풍수지리설에 나는 새가 알을 품고 있다는 비봉포관형(飛鳳抱卵形)으로 용의 정기가 한꺼번에 모여 지세가 강하다고 한다. 따라서 그 지세를 누르기 위해 이곳에 사찰을 짓고 불상과 탑을 세우게 됐다고 한다.




현재 사찰에는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지붕인 대웅전과 요사채 등 다섯 동의 건물이 있고 향림사 삼층석탑(전라남도 유형문화재) 2기가 있다. 이 석탑은 두 기 모두 단층 기단으로 옥개석의 층급 받침이나 물 흐르는 면의 평박한 수법, 상륜부의 노반 등으로 보아 고려 후기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통일 신라 말 9세기 경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할 유적과 유물이 없는 점을 고려한다면 향림사에서 가장 연대가 거슬러 가는 유물은 이 석탑이다.


# 향림사 삼층석탑



1985년 2월 25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 2기의 탑은 단층기단 위에 삼층의 탑신부(塔身部)를 형성하고 정상(頂上)에 상륜부(相輪部)를 장식한 일반형의 석탑으로 향림사 대웅전 앞에 동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기단 각 면에는 양우주(兩隅柱)와 하나의 탱주(撑柱)가 모각(模刻)되고 갑석(甲石)에는 부연이 마련돼 있다. 갑석 윗면에는 3단의 괴임으로 탑신부를 받치고 있는데 각 층 탑신에는 양우주가 정연하고, 옥개석(屋蓋石) 받침은 4단이 각출됐고, 윗면은 1단의 괴임으로 그 위층의 탑신석을 받고 있다. 상륜부는 모두 없어지고 현재는 뒤에 보충한 것뿐이다. 2기의 석탑은 규모나 각부 양식이 같은 점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같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 향림사 동종


전라남도 순천시 석현동 향림사에 있는 조선 후기 동종으로, 현재 전라남도 순천시 석현동에 있는 향림사의 대웅전에 봉안돼 있다. 원래는 순천 선적사(順天 善積寺)에서 여러 사람이 시주해 1746년 4월에 주조됐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시기에 향림사로 이전된 동종이다. 


순천 향림사 동종은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며 전체적인 형태는 상하부의 지름이 거의 같은 원통형으로 주조됐다. 종신 상부는 천판을 볼록하게 구성했고, 한가운데에는 발을 천판에 딛고 굳게 서 있는 표정의 용두(龍頭)를 가진 용뉴(龍鈕)[범종의 가장 위쪽에 있는 용의 모습을 한 고리, 이곳에 쇠줄을 연결해 종을 매닮]와 음통(音筒)이 함께 부착돼 있다. 종신은 원형 돋을대를 활용해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됐다. 상부에는 원형문을 마련해 그 안에 1자씩의 범자[oṃ]를 새겨 넣었고, 그 아래에는 유곽과 보살입상을 교차로 배치했다. 



그리고 위패형 구획을 마련해 그 안에 “주상삼전하수만세(主上三殿下壽萬歲)”라고 새겨 왕과 왕비를 비롯한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종신 중간의 공간에는 세로로 새긴 명문을 좌우로 펼쳐 새겼는데, 명문은 “건륭십일년병인사월일 순천선적사중종중백 오십근 대시주 김운학 양석만 화주 익면 별좌 출민 시주지 정해 운인 삼강 유인 범운 주종편수 김금철(乾隆十一年丙寅四月日 順天善積寺中鍾重百 五十斤 大施主 金雲鶴 梁石萬 化主 益眠 別座 出敏 時住持 禎海 雲仁 三綱 有仁 梵雲 鑄鍾片手 金今喆)”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명문으로 동종이 원래 순천 선적사에서 1746년 4월에 조성됐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종신 하부의 하대는 넓게 구성했는데, 별다른 문양은 새겨지지 않았다. 


순천 향림사 동종은 돋을대를 활용해 종신을 여러 개로 구분한 후 그 안에 문양이나 명문을 새겼고, 천판을 둥그렇게 제작한 점이 특징적이다. 순천 향림사 동종은 2006년 12월 27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87호로 지정됐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재지정됐다. 


순천 향림사 동종 명문에 의해 순천 선적사에서 1746년 4월 처음 조성됐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순천 향림사 동종의 전체적인 기법에서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비교적 대형의 동종이 지방에서도 지속해서 주조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사진-윤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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