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성경 이해 하기 17] 야곱의 꿈(창세기 28장 10~15절)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3-02-07 10:53:09

기사수정

Gustave Doré - Jacob's Dream

[우성훈 기자] 야곱은 아버지를 기만해 형 에서의 축복을 가로챈 대가로 형의 분노를 사 형을 피해 아버지의 장막을 도망쳐 나오게 된다. 그리고 외삼촌 라반에게 몸을 의탁하라는 어머니 리브가의 희박한 당부만을 의지한 야곱은 죽음의 뙤약볕이 내리쬐는 뜨거운 광야 길을 지팡이 하나만 의지한 채 걸어가고 있다. 그러다 광야를 지나던 도중 그만 해가 져버려 야곱은 그대로 광야에서 노숙하기로 한다. 어디서 대충 넓적한 돌을 구해다 거기에 머리를 뉘고 야곱은 이 광활하고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광야에서 불안한 잠을 청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야곱은 꿈을 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꿈에서 하늘까지 맞닿은 사닥다리에 하나님의 사자들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그 사다리의 맨 꼭대기에서 자신이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자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그가 누워 있는 땅을 그와 그의 후손에게 준다는 놀라운 이야기를한다. 게다가 야곱의 후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져 온 사방에 퍼져서는 세상 모든 사람이 이 야곱의 후손으로 인해 복을 받는다는 믿지 못할 미래까지 약속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야곱이 어디로 가든지 그를 지키면서 그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야곱이 아무것도 없는 광야의 땅에서 그를 축복하고 보호하신다는 하나님의 언약을 듣는다.


야곱이 있던 중동지방은 우리나라처럼 겨울만 아니면 밖이라도 잠을 청할 수 있을 만큼 온화한 기후가 아니었다. 광야의 사막은 낮에는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에 밤에는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땅이다. 게다가 주변에서 들리는 들짐승 소리, 독충이나 독뱀 전갈이 기어 다니는 사사삭 소리, 점점 떨어지는 물과 식량은 그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큰 위협이었을 것이다. 한 국가와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세력이 강했던 대 족장의 아들로서 적어도 먹고사는 데는 부족함 없이 지내왔던 야곱이지만 그의 부모와 형제와 또 그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권위와 축복을 자신을 위한 재산권으로 여겨 가로채려던 야곱은 이제 빈털터리가 돼 지팡이 하나만 의지한 채 형을 피해 도망 다니는 도망자가 신세가 되어 아무 의지할 것 없는 광야에서 불안한 잠을 청할 수밖에 없게 돼버렸다. 이대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이 도망자 신세를 청산하고 다시 대 족장의 아들로서 풍요롭게 살던 지난날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 어쩌면 당장 얼어 죽지 않고 다음 날 눈을 떠 식량과 물이 떨어지기 전에 외삼촌 라반의 집을 찾아 목숨을 건질 수나 있을지, 그의 주변 어둠처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컴컴하기만 한 미래 앞에서 그는 그 어떤 것도 의지할 것도, 붙잡을 것 없이 불안한 잠을 청한다. 야곱이 아무 붙잡을 것 없이 광야에 홀로 누워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그에게 꿈으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이야기로만 전해 듣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그 아무것도 없는 광야,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나타나신 것이다. 게다가 그냥 나타나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넘치는 풍요와 자신이 서 있는 땅을 그와 그 후손에게 주시겠다는 놀라운 축복을 주시는 게 아니겠는가? 게다가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선 그 모든 것을 이룰 때까지 절대 그를 떠나지 않으면서 그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보호 또한 약속한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어떤 쟁취해야 할 것, 장자권처럼 빼앗아야 할 무언가로 여기던 야곱에게 하나님이 진정한 신, 사람의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존재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현실을 넘어설 만한 초월적인 영향을 주시는 진정한 신으로 다가온 것이다. 야곱이 그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모든 것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을 신으로서 만난다.


그래서 야곱은 하나님을 자신의 신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불안한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이 베고 잤던 돌을 세우곤 하나님께 다짐한다. 하나님이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면 여호와께서 이전에 그저 말로만 전해 듣던 조상들의 신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 광야의 새벽 찬 공기에서 덜덜 떨고 아마 방금 일어나 눈도 팅팅 부어있을 현재의 나 자신의 하나님이자 신이 될 것이라며 하나님을 자신의 신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래서 야곱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 자신의 그러한 모든 상황을 초월할 존재로서 하나님을 믿기 시작한다. 그래서 야곱은 자신의 처지를 극복할 힘을 얻고 기운을 얻어 앞으로의 일까지 하나님께 다짐하기 시작한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꿈에서 말씀하신 그 모든 것을 자신에게 이루신다면 자신의 것, 자신이 얻은 것의 십 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겠다며 앞으로의 미래와 그 미래의 결과까지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미래에 대해 약속을 하는 것이다. 비록 부모님과 형을 속였다가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거지꼴이 되어 당장 얼어 죽거나 굶어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야곱이었지만 야곱은 진정한 신, 어디 남의 이야기로 전해 듣기만 한 신이 아닌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이해하는 나의 하나님을 만나 힘을 얻는다. 야곱은 그의 약속을 들으면서 야곱이 자신의 가장 어두운 곳, 광야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평생을 형 에서의 뒤에서 숨죽이면서 살았던 암울했던 과거까지 모두 날려버릴 수 있는 희망을 빛을 보고 미래를 바라본다. 야곱이 어둠 속에서 빛을 얻는다.


하나님은 어째서 이 순간 야곱에게 나타나셨을까? 이는 야곱이 오롯이 자신만을 붙잡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 이름의 뜻처럼 붙잡는 자 야곱은 언제나 하나님 이외의 다른 것을 붙잡으면서 살아왔다. 야곱은 장성할 때까진 여느 사람들처럼 그 부모와 가정을 붙잡으면서 살아왔지만, 아버지가 그의 형만 편애하면서 그에게 모든 축복을 전해주려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그는 자신의 술수를 가족보다 더 의지하지만 결국 그로 인해 가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 가족에게서 도망쳐 아무것도 의지할 것도 붙잡을 것 없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러나 오히려 하나님께선 야곱의 그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절망의 순간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야곱에게 이 절망의 상황을 극복할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나님께선 야곱의 아무것도 붙잡을 것이 없는 상황에 나타남으로써 자신이 붙잡을 분은 하나님밖에 없고 아니 오히려 하나님을 붙잡는다면 지금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은 물론 세계 제일의 민족과 나라의 기원이 된다는 엄청난 영광스러운 미래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야곱은 이제 하나님을 붙잡기 시작한다. 하나님이 결국 야곱의 가장 어두울 때, 가장 힘들 때 나타나심은 결국 야곱의 마음을 얻고 싶어서였다. 가족도, 아브람의 대가문으로도 사람의 힘으로는 품을 수 없는 비열한 사기꾼 야곱이지만 그래도 하나님은 야곱을 사랑하고 그런 그마저도 품을 수 있기에 붙잡을 사다리를 내려준다. 어둠 속에서 떨고 있는 야곱을 두고 볼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사람에게 붙잡고 자신의 품으로 올릴 수 있는 하늘의 사닥다리를 내린다. 사람의 마음에 붙잡힌 하나님이 야곱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의 사닥다리를 내린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천년 역사향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