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화산서원은 처음 이 곳에다 조선조 태종을 보필해 공을 세운 충정공 마천목(馬天牧)을 기리기 위해 1855년(철종 6) 사림이 모여 오천영당(梧川影堂)을 세운 것이 시원이다. 이후 1925년 이를 개수해 숭절사(崇節祠)라 했고, 강당 소훈당(昭勳堂)을 건립했다. 1976년 정월에는 본향의 유림들이 공의 맏아들인 문강공 마승(馬勝)을 배향하면서 화산서원이라 개칭했다. 이곳에서 매년 3월 초정(初丁)에 제향한다.

마천목(馬天牧, 1358~1431)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무신. 본관은 장흥(長興). 1381년(우왕 7) 산원(散員)에 처음 제수된 뒤 여러 차례 승진해 태조 초에 대장군(大將軍)이 됐다. 1398년(태조 7) 제1차 왕자의 난 때에는 정안군(靖安君)을 도와 공훈을 세웠고, 1399년(정종 1) 상장군(上將軍)에 승진했다. 이듬해 제2차 왕자의 난이 발생하자 다시 정안군의 선봉이 되어 크게 공헌했다.

1401년(태종 1) 익대좌명공신(翊戴佐命功臣) 3등에 녹훈되면서 전(田) 80결(結), 노비 8구, 은품대(銀品帶) 1요(腰), 표리(表裏) 1감, 말 1필을 하사받았다. 그리고 회령군(會寧君)에 책봉돼 동지총제(同知摠制)로 승진했다. 그에게 내려진 공신 녹권과 교서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1408년 11월에는 회령군 겸 중군총제(會寧君兼中軍摠制)를 역임했다. 이듬해 9월 감순청(監巡廳) 재직 중에 전리(典吏) 고을귀(高乙貴)를 치사(致死)한 사건으로 사헌부의 청죄(請罪)를 받았으나, 태종의 배려로 곡성(谷城) 유배에 그쳤다. 그해 10월에 십일도도절제사(十一道都節制使)를 설치함에 따라 전라도도절제사에 복직됐다.

1411년 1월 각위절제사(各衛節制使)를 설치하면서 용기시위사절제사(龍騎侍衛司節制使)가 됐고, 이듬해 5월 전라도병마도절제사판나주목사(全羅道兵馬都節制使判羅州牧使)로 파견됐다. 1414년에 장흥군(長興君)으로 개봉(改封)됐다. 1416년에는 도총제(都摠制)에 개수됐다가 곧 전라도병마도절제사로 파견되고, 1418년 2월에 내시위절제사(內侍衛節制使)가 됐다. 1418년(세종 즉위년) 8월 좌우패(左右牌)를 좌우금위(左右禁衛)로 개편하면서 우금위절제사가 되고, 그 달에 장흥군에 제수됐다. 1423년 9월에 판우군도총제부사(判右軍都摠制府事)를 지냈다.

1424년 3월 편모를 봉양키 위해 고향인 곡성현으로 내려갔고, 곧 어머니 상을 치렀다. 1428년 7월 장흥군에 복직됐다. 이듬해에 연로를 이유로 치사를 청했으나 도리어 장흥부원군(長興府院君)에 진봉(進封)됐고, 부원군으로서 죽었다. 성품이 광심(廣深 ： 너그러우면서 마음이 깊음)하고 순근(醇謹 ： 온순하면서 근신함)하며, 무략이 있어 시위와 국방에 공헌이 있었다. 시호는 충정(忠靖)이다.

마승(馬勝)의 자는 노부(魯夫), 호는 지곡(智谷), 시호(諡號)는 문간(文簡), 조선 때 경상도수사(慶尙道水使).판안주목사(判安州牧使).이조 참판(吏曹參判) 등을 역임하고, 1449년(세종 31) 진하사(進賀使)로 명나라에 다녀와서 경주 부윤을 지냈다. 1455년(세조 1) 세조가 왕위를 찬탈해 즉위하자 벼슬을 버리고 은퇴, 일생 동안 문의(文義)와 충절(忠節)을 지켰다. 의성의 화산서원(禾山書院)에 제향(祭享)됐다.

화산서원은 강당과 사당이 일직선축으로 배치돼 있는 전학후묘의 형태이다. 현존하는 건축물로는 사당인 숭절사(崇節祠)와 강당인 소훈당(昭勳堂) 등 총 2동의 건물로 구성돼 있고 서원의 구조로는 외삼문, 소훈당(昭勳堂), 동명문(東明門), 숭절사(崇節祀)가 동일한 축선 위에 배치한 후 주위로 방형의 토석담장을 둘렀다. 숭절사는 정면 3칸, 측면 1칸반 규모의 맞배기와집이다. 소훈당은 팔작지붕을 한 3칸 규모의 누각형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