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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찰 101] 백제 승려 의각이 창건한 금오산 기슭의 ‘향천사’
  • 윤여금 기자
  • 등록 2023-04-19 10:13:51
  • 수정 2024-04-02 04: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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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금 기자] 향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본사인 수덕사(修德寺)의 말사이고, 652년(의자왕 12)에 백제 승려 의각(義覺)이 창건했다. 극락전에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충남 유형문화재)이 봉안돼 있고, 현재 당우는 향설루, 범종각, 극락전, 9층석탑(충남 문화재재료), 나한전, 동선당, 서선당, 천불전(충남 문화재재료), 삼성각, 부도(충남 문화재재료)등이 자리했다. 


금오산 향천사의 유래는 백제 승려 의각(義覺)이 중국에서 만든 부처를 돌배에 싣고 그 당시 오산현 불포해안 (지금 예산읍 신암면 창소리)에 도착해서 절터를 마련키 위해 배에서 한 달 동안 지극정성으로 예불을 올리던 어느 날, 금까마귀 한 쌍이 날아와 배 주위를 돌고 사라져, 뒤를 밟아보니 지금 향천사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를 기이히 여겨 주위를 살펴보니 향내음이 그윽해서 산 이름이 ‘금오산’이며, 사찰은 ‘향천사’가 됐다고 전한다.



     ▲ 일주문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으로, 이 문을 들어 설 때 오직 일심(一心)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마음을 촉진시키는 데 그 뜻이 있다.


현상 면에서 삼라만상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하나가 아닌 것 같으나, 실상인 본질 면에서 보면 그 모든 것이 둘이 아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며, 반야(般若)와 번뇌(煩惱)가 둘이 아니고, 재가와 출가가 둘이 아니며, 시간과 공간도 둘이 아니요, 생사와 열반이 둘이 아니다. 누구든지 이 일주문에 들어오면 이 진리를 깨닫고 잃었던 본 바탕을 되찾으라는 뜻으로 일주문이 새워진 것이다.



   


     ▲ 향천사 부도(香泉寺 浮屠)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9호)


부도는 승려의 무덤을 상징해 그 유골이나 사리를 모셔둔다. 향천사 천불전에서 서쪽으로 약 7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는 2기의 부도는 백제말에 이 사찰을 창건한 의각스님의 사리와 조선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모아 금산전투에 참여했던 멸운스님의 사리를 모시고 있다.


의각스님의 부도는 바닥돌 위로 아래.가운데.위의 세 부분으로 이뤄진 기단(基壇)을 쌓고, 둥그스름한 탑신(塔身)의 몸돌을 올린 후 지붕돌을 얹은 구조로, 8각의 평면을 하고 있다. 아래받침돌은 여덟면의 모서리와 가운데마다 구슬을 이어놓은 듯한 기둥 모양을 새긴 후 그 안에 무늬를 뒀고, 윗면에는 연꽃무늬를 둘러 새겼다. 가운데 받침돌은 여덟 모서리에 기둥을 본 떠 새기고 각 면마다 불교의 법을 수호하는 신들의 모습을 조각했다. 윗받침돌에는 아래받침돌과 대칭되는 연꽃을 새겨 장식했다. 위로 들려있는 지붕돌은 밑면에 일반가옥에서 보이던 서까래를 가지런히 표현했고, 윗면의 여덟모서리마다 조각을 돌출되게 새겨 아름답게 꾸몄고, 꼭대기에는 둥근 돌 위로 지붕모양을 한 머리장식이 놓여 있다.


멸운스님의 부도는 바닥돌 위로, 8각 기단을 두고 종모양을 한 길쭉한 탑신의 몸돌을 올린 후 지붕돌을 얹은 모습이다. 


기단은 2단으로 이루어져 아래에는 면마다 2개씩의 액자모양을 움푹하게 새기고, 윗단에는 연꽃무늬를 둘렀다. 지붕돌은 밑면에 서까래를 본 떠 새기고, 윗면의 여덟 모서리마다 돌출된 조각을 두어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꼭대기에는 낮은 받침돌 위로 꽃봉오리 모양을 한 머리장식을 올려 놓았다.





   ▲ 향설루





     ▲ 향천사 구층석탑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


구층석탑 (香泉寺 九層石塔)은 나한전 앞에 자리하고 있는 탑으로, 1층 기단(基壇) 위에 9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모습이다.


기단은 네 모서리와 가운데 탑신은 몸돌의 모서리에 각각 기둥 모양을 본 떠 새겼고, 탑신의 2층 몸돌은 1층에 비해 높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4층 부터는 몸돌이 없어진 채 지붕돌만 포개져 있다. 얇고 넓적한 지붕돌은 밑면에 4단씩의 받침을 두고 있으며, 처마의 선이 양쪽 가에서 부드럽게 위로 들려 우아한 곡선을 이루고 있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파손된 부분들이 눈에 띤다. 꼭대기에는 사각받침돌 위에 꽃봉오리 모양의 머리장식이 놓여있다.


향천사는 백제 의자왕 12년(652)에 백제 승려 의각이 처음 세웠다고 전하며, 이 탑 역시 사찰의 초창기에 세운 것으로 추측된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파손되었으나 백제탑의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어 사찰의 역사를 말해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 극락전





     ▲ 향천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 香泉寺 木造阿彌陀如來三尊坐像)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51호)


예산 향천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본존 바닥에 묵서가 남아있어 제작자(신원, 운혜 등 7명)와 제작년대(順治16年, 1659년) 등을 알 수 있다.


재질은 목조와 도금으로 이뤄져있다. 아미타불좌상은 전체높이 110cm, 어깨너비 56.2cm, 무릎너비 78.5cm, 무릎높이 22cm이고, 관음보살좌상은 전체높이 108cm, 무릎높이 68.8cm, 대세지보살좌상은 전체높이 105cm, 무릎높이 69.5cm이다.






     ▲ 나한전


나한전은 사찰에서 수도승에 대한 신앙 형태를 묘사한 불교건축물로 석가모니불을 주불(主佛)로 하여 좌우에 석가모니의 제자 가운데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자들을 봉안한다. 보통 석가모니불과 16나한을 모신 응진전(應眞殿)과 석가삼존을 중심으로 500인의 아라한을 모신 오백나한전(五百羅漢殿)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백나한의 숭배가 성행하여 사찰에 따로 나한전을 세우고, 그 상을 안치한다. 이 오백나한은 중생에게 복덕을 주고 소원을 성취시키는 데 독특한 능력이 있다고 하여, 나한전이 생겨났다.




     ▲ 서선당


     ▲ 동선당



      ▲ 약사여래




     ▲ 범종각


범종각은 불전사물 가운데 범종만을 봉안하는 경우를 범종각이라고 한다. 이곳에 비치된 범종은  부처님에게 예배드릴 때 사용되는 불구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새벽예불과 사시공양(巳時供養), 저녁예불 때에 사용된다.


이는 소리로써 불음(佛音)을 전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범종은 청정한 불사(佛寺)에서 쓰이는 맑은 소리의 종이라는 뜻이지만 지옥의 중생을 향하여 불음을 전파하여 소리를 내보낸다는 상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작은 사찰이라도 범종만은 반드시 비치하며, 이 당우는 산문(山門)을 들어서서 좌측 편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례이다.





     ▲ 산신각 


사찰에서 산신을 봉안하는 건축물로 한국불교의 토착화 과정을 알게하는 증거가 된다. 산신은 원래 불교와 관계가 없는 토착신이다. 불교의 수용력에 의해 먼저 호법신중(護法神衆)이 됐다가, 후대에 원래의 성격을 불교 안에서 찾게 된 것이다.


산신각은 호랑이와 노인의 모습으로 묘사한 산신을 봉안하거나, 이를 탱화(幀畫)로서 도상화한 그림만을 모시기도 한다. 산신신앙은 우리나라 특유의 산악숭배신앙과 관련이 깊지만, 우리나라 불교사의 초기 및 중기의 사찰에서는 산신각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이 산신각에서는 자식과 재물을 기원하는 산신 기도가 많이 행하여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에는 산신각이 갖춰져 있다.


     ▲ 금오당 


               ▲ 괘불도/사진 문화재청 제공


     ▲ 여래도/사진 문화재청 제공


      ▲ 보살도/사진 문화재청 제공


     ▲ 금강도/사진 문화재청 제공


향천사 괘불도 및 오여래.사보살.팔금강도 (掛佛圖 및 五如來.四菩薩.八金剛圖)는 19세기후반〜20세기전반 마곡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계룡산화파의 대표화승인 금호당 약효와 그 제자들이 함께 1924년에 제작한 것으로, 괘불도를 비롯해 영산재 때 사용되던 오여래도와 사보살도, 팔금강도 등 18점의 도량장엄형 불화가 모두 남아있어 20세기 초반 불교의식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입체감을 표현하기 위해 음영법을 사용하고 기존의 불화와 차별화시킨 문양을 도안화하는 등 시대적 영향이 보이므로 근대기 불교문화재로의 가치가 있다. 특히 오여래.사보살.팔금강도는 모든 구성이 완전히 남아있는 흔치 않은 예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









     ▲ 향천사 천불전 (香泉寺千佛殿)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3호)


천불전은 극락전에서 7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자연석 기단 위에 세운 법당으로 앞면 4칸.옆면 3칸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다. 


지붕을 받치기 위해 장식해 만든 공포는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으로 꾸몄다. 건물의 앞면에는 모두 여닫이문을 달았고, 주춧돌은 자연석을 사용했다. 건물 안쪽에는 현재 1,515기의 불상을 모시고 있는데, 작은 불상은 거의 석고상이고, 큰 불상은 석재로 만들었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소박한 느낌을 주며, 건축 수법으로 보아 조선 중기 이후의 건물로 추정할 수 있다./사진-윤여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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