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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48] 극단 희래단-극단 단잠, 황성은 작 연출의 앤셜리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05-22 04: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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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 쿰에서 극단 희래단 극단 단잠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장봉태 예술감독 황성은 작 연출의 앤셜리(Anne Shirley)를 관람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Lucy Maud Montgomery1874~1942)는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났다. 자신의 성장과정 을 토대로 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빨강머리 앤'이며, 1904년(30세)에 완성되었다. 1909 년에야 책으로 만들어진 '빨강머리 앤'(원제 초록 지붕 집의 앤 Anne of Green Gables )이 나오자 몽고메리는 금세 유명작가가 되었다. 


그 후 앤을 주인공으 로 한 작품을 계속 썼다. '앤의 우정', '앤의 사랑' 등 20여 편이 있다. 만화로 방영되었던 빨간 머리 앤, 어른의 눈으로 본 빨간 머리 앤, 지나치게 풍부한 상상력과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장황하고 수다스런 말수의 주인공 빨간머리 앤은, 에이번 리의 초록지붕 집으로 잘못 입양되어온 11살 소녀다. 어려서 고아가 되고 세상 의지할 무엇도 없이 십여년 을 흘러 다니며 살았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분방한 상상력의 힘으로 묵묵한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흔치 않은 매력을 소유한 귀여운 꼬마 아가씨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으로 시작되는 '빨간머리 앤' 만큼이나 정신없고 진지하며 한편 엉뚱한 작가의 필력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생명력을 발산한다. 서글서글하고 인자한 성품의 매슈 아저씨와의 뿌듯한 교감, 냉정하지만 속깊은 마릴라 아주머니와의 깊은 애정, 세상 가장 막역한 친구 다이애나와의 타는 듯한 우정, 마릴라 아주머니대로부터 이어진 인연의 복선을 깔고 있는 길버트와의 경쟁과 대립, 많은 사고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길버트와 퀸즈 아카데미에 공동 1등으로 입학하고, 레드먼드대학의 입학 장학금까지 받게 된다. 그러던 중 커스버스 남매가 평생 모은 목돈을 저축한 은행이 파산하고 매슈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마릴라는 초록지붕을 팔기로 결심한다. 앤은 소중한 초록지붕 집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레드먼드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에이번리에 남아 교사가 되기로 한다.


황성은(1981~)은 동아방송예술대학 출신의 배우이자 작가 겸 연출가다. 룸 넘버 13, 나는 배우다. 시나리오, pray, 수, 우리가 있는 곶 등에 출연하거나 대본을 집필하고 <경섬(鯨銛)>을 연출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훤칠한 미남 연극인이다.


무대는 푸른지붕 집의 거실과 집밖의 정원이다. 푸른 지붕이 있고, 하수쪽 배경 가까이 현관문 상수쪽에는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정면 벽에 커다란 그림액자가 걸리고 주변에 작은 액자도 걸려있다. 그림 오른쪽에 주방이 있어 식기와 병 그리고 그 아래에 술병과 다른 병이 들어 있다. 입구와 벽에 낮은 탁자들 놓아 탁상시계를 비롯한 장식품이 얹혀 있고, 원형의 식탁과 의자, 그리고 안락의자 형태의 긴 의자와 탁자, 그리고 객석 가까이에도 의자를 배치했다. 식탁과 탁자 밑에는 카펫을 깔아놓았다. 무대 하수쪽 정원에는 백색의 꽃이 무성하게 핀 나무가 있고 그 앞에 통나무로 벤치형태의 조형물을 만들어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조명으로 장면변화를 알리고, 앤 셜리는 소녀시절 어린 앤과 처녀시절의 성장한 앤으로 2인의 출연진이 등장해 연기를 하고, 대단원에서 소녀시절의 앤과 처녀시절의 앤이 함께 등장해 연극을 마무리한다.


최은유가 어린 앤, 신예온이 성장한 앤, 이웅호가 매슈 커스버스, 조현진이 마릴라 커스버스, 김유리가 어린 다이에나, 박원진이 길버트 브라이스로 등장해, 감성표현에서 부터 성격설정까지 자연스럽고 열정을 다한 성실한 연기로 관객을 극 속에 완전히 몰입시키며 감상에 젖도록 만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예술감독 장봉태, 조연출 정현찬, 조명 신희존, 드라마 투르기 도유정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극단 희래단 극단 단잠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장봉태 예술감독 황성은 작 연출의 앤셜리(Anne Shirley)를 리얼리즘 연극의 진수를 보는 듯싶은 자연스럽고 기억에 남을 우수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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