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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속 위태로움-취약성, 무용수 몸짓으로 표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5-31 0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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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혁신적-시의성 있는 작품이 목표”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가 2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SAABA’를 선보였다. 무용단은 신체 관절의 활용을 극대화한 원초적인 춤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LG아트센터 제공[이승준 기자] “모든 게 겨우 실 한 가닥에 매달려 있어.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못 버티고 날아가 버리겠구나 두려웠어. 동시에, 자유로웠어.”


2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암전된 무대에 이 같은 독백이 울려퍼지면서 무용 공연 ‘Kites’(연)가 시작됐다. 허공에 흔들리는 종이 연처럼 위태로운 삶을 표현한 작품이다. 공기의 흐름에 따라 빛을 반사하는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경사로 두 군데를 쉴 새 없이 오르내렸다. 35분간 무용수들의 일사불란한 질주로 이어진 공연에 객석은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찼다.


북유럽 최대 규모 현대무용단인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가 이날과 이튿날 첫 내한공연을 펼쳤다. 1, 2부로 나눠 선보인 두 작품은 팝스타 마돈나, 유명 브랜드 디올과 협업한 스타 안무가 2명이 안무를 짰다.


1부 ‘Kites’를 안무한 다미안 잘레는 파리오페라발레단(BOP), 영화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과 호흡을 맞춰온 벨기에 출신 안무가다. 마돈나와 협업했다. 2004년 LG아트센터에서 세드라베 무용단 단원으로 공연한 후 19년 만에 직접 안무한 작품을 한국에 선보였다.


2부에선 2019년 디올 패션쇼를 연출해 스타덤에 오른 이스라엘 출신 안무가 샤론 에얄의 ‘SAABA’가 45분간 무대에 올랐다. 목과 어깨, 손목까지 신체를 세밀하게 활용한 안무는 기하학 패턴을 연상케 했다. 


무용수 이치노세 히로키는 “관객이 일종의 최면상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서사보다는 느낌 자체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면서, “발끝으로 움직이는 동작이 많아 까다롭다”고 했다.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공연 의상을 디자인했다.


공연을 앞두고 24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 무용단의 카트린 할 예술감독은 “혁신적이고 시의성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우리 무용단의 목표”라면서, “두 작품은 인생 속 위태로움과 취약성을 강렬한 신체성으로 드러낸다”고 밝혔다. 


현재 20개국 출신 무용수 38명으로 구성된 이 무용단은 오디션 공고를 낼 때마다 1200여 명이 지원하지만 선발 인원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내년에는 김다영 씨가 첫 한국인 무용수로 무용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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