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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로 풀어낸 일상 이야기...무장애 연극 '우리 읍내'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6-02 05: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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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6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연극 '우리 읍내' 출연진/국립극장 제공[이승준 기자] 국립극장 기획공연 연극 '우리 읍내'가 6월 22일부터 25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한글 자막과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이 함께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무장애) 공연이다.


연극 '우리 읍내'의 원작은 미국 극작가 손턴 와일더의 동명 희곡이다. 1938년 발표해 퓰리처상을 받은 이후 세계무대에서 꾸준히 공연된 작품이다. 미국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던진다.


작품의 각색과 연출.음악은 신체 언어 활용에 능한 연출가 임도완이 맡았다. 임 연출가는 평범한 일상으로 흘러가는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되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작품의 시대적.지역적 배경을 1980년대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 읍내로 옮겨왔다.


이와 동시에 등장인물의 설정을 바꿔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의 일상과 애환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임 연출가는 "음성언어나 수어, 어떤 형태든 언어를 알아듣는다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각색 과정에서 농인 가족을 등장시켜 침묵이 흐르는 수어의 순간에 서로의 마음속 헤아림의 언어를 들려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아름답게 노래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가사로 차용해 극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한다. 또한 시대적 분위기를 드러내는 대중가요.계몽가요 등으로 극적 재미를 배가한다.


연극 '우리 읍내'는 농인(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배우 2명과 청인(음성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비장애인) 배우 14명, 수어 통역사 5명, 음성 해설사 1명이 무대에 올라 누구나 겪는 일상과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작품은 총 3막으로 구성된다. 1막은 마을의 하루를, 2막은 성장과 결혼을, 3막은 죽은 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전지적 관점에서 극을 해설하는 무대감독 역은 연극배우 구본혁이 연기한다. 원작의 에밀리에서 청각 장애를 지닌 황현영으로 바뀐 역할은 농인 배우 박지영이 맡았다. 박지영은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연기상에 농인 배우 최초로 후보에 오르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농인 예술단체 핸드스피크 소속 배우 김우경은 신문 배달부 역과 무대감독의 수어 통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무장애 공연으로 진행되는 연극 '우리 읍내'는 장애의 유무를 떠나 작품을 새롭게 감각하는 방법으로써 음성 해설과 수어 통역을 다룬다. FM수신기를 통해 진행되는 음성해설의 경우,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누구든 대여할 수 있고 모든 회차의 무대에 수어 통역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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