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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순직 교도관 충혼탑 건립...한동훈 “70년 간 몰랐던 것 부끄러워”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3-06-06 13: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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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한동훈 법무장관은 5일 6.25 전쟁 당시 순직한 교정공직자 167명을 기리며 “이런 분들이 계셨다는 걸, 70년간 몰랐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2023년 6월에야, 대한민국 정부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정시설에서 열린 6·25 전쟁 전사 교정공직자 충혼탑 제막식에서 “선진국이 된 자유민주주의 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후배 공직자로서, 법무부장관으로서 167분의 이름을 소박한 돌에 새겨 기리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법무부는 6.25 전쟁에서 순직한 교도관 167명의 이름을 새긴 충혼탑을 세웠다. 김홍옥 간수, 황용수 간수부장, 김도룡 간수장, 우학종 소장 등의 이름이 탑에 새겨졌다. 167명 중 74명은 이번 충혼탑 건립 과정에서 이름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제막식에는 한 장관을 비롯해 순직 교도관 유족 대표, 6.25 참전 교도관, 법무부의 권순정 기획조정실장, 신용해 교정본부장, 이태희 대한민국재향교정동우회장, 황우종 교정위원 중앙협의회장, 지방교정청장 및 경인지역 교정기관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추도사에서 “여기 167분들은 압도적인 공포와 타협해 눈 한 번 질끈 감고 도망갈 수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이럴 때 멋있는 척 해봐야 너만 손해’라고 충고하는 사람들 많았을 것”이라면서, “167분은 그때 그곳에서 공포에 반응하지 않고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심으로, 167분의 교정공직자들은 불멸이 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패색이 짙었고, 공포는 모두에게 전염병처럼 퍼져 있었다.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고, 평소 쏴본 적도 없는 소총 한 자루 손에 들고 있었다”면서, “그 적막 속에서 167분은 예정된 자신의 죽음과 그 후 남겨질 사랑하는 가족들이 평생 겪게 될 생활고와 고통을 생각했지만,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그 자리를 지켰다. 그날, 예정된 죽음과 고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신 167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자유민주주의의 나라이자 선진국이 된 2023년의 대한민국이지만, 동료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분들에 대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면서 고(故) 홍정기 일병을 언급했다.


홍 일병은 지난 2015년 8월 입대한 후 몸에 멍이 들고 구토하는 등 건강이 급속히 악화했다. 군 의무대는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홍 일병을 부대로 돌려보내거나 두통약만 처방했다. 홍 일병은 입대 7개월 만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따른 뇌출혈로 사망했다.


한 장관은 “홍 일병은 ‘자신에게 군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민국 같이 좋은 나라에서 태어난 운을 보답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처럼 무딘 사람도 꾹꾹 눌러 쓴 그 문장을 보고 눈물이 났다”면서, “홍 일병이 말한 그 ‘좋은 나라 대한민국’에 걸맞은 제도를 만들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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