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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봉사단 신순원 회장 “36년간 이어온 소년범과 성인 범죄자에 대한 봉사, 저의 조그만 노력이 그들을 갱생의 길로 이끌길 소망합니다”
  • 기사등록 2022-04-09 02: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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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이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날로 늘어나는 촉법소년의 범죄행위와 그에 대한 판결을 다룬 내용이다. 촉법소년들은 소년분류심사원에 수용되어 과거를 반성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된다. 지난 36년간, 신순원 회장은 ‘한반도 평화봉사단’을 이끌면서 촉법소년들을 비롯한 교도소의 일반 수감자들에게 삼계탕과 갈비 등을 제공하고 위문공연을 하면서 그들이 올바른 갱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신 회장은 1988년 천안 교도소에서 어떤 일을 겪은 후 바로 그 자리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봉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한 그는 불우이웃들을 위해 매년 수천만 원의 기부를 하면서, ‘오히려 그들을 돕는 내가 더 행복하다’며 오늘도 누군가를 도우며 삶의 큰 의미를 찾고 있다.


 한반도 평화봉사단 신순원 회장(사진=데일리뉴스 DB)

정치권과 무관, 기업인에게도 손 벌리지 않아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봉사단체가 있지만, 한반도 평화봉사단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단 정치권과는 일체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칫 ‘봉사’라는 훌륭한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고, 정치권에 의해 순수하게 봉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용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신순원 회장은 구청에 기부하더라도 구청장은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봉사단이 가진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기업에 손을 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의 돈을 빌려서 하는 봉사’는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봉사단원들은 실제로 힘들게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주부, 노동자, 직장인들 중에서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봉사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순수한 단체이다. 이렇게만 해서 회원들이 많이 모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현재 회원수는 무려 3,000명이다. 이들이면 충분히 봉사활동을 하고도 남는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은 전국 곳곳에서 어려운 사람에 대한 제보를 전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행정 서비스에 잡히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회원들은 한반도 평화봉사단의 훌륭한 구성원이자 제보자인 셈이다. 이런 든든한 회원들과 있으니 신순원 회장은 늘 행복한 마음으로 봉사에 임할 수 있다고 한다. 

“봉사는 좋은 의미에서의 ‘마약’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 봉사를 한 뒤 그 매력에 빠져들어 36년간을 한결같이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진심으로 ‘나를 위한 봉사’가 아닌 ‘타인을 위한 봉사’라는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럴 때 어려운 사람도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나 자신도,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진정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신순원 회장은 순창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조선대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앙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이후 수원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이렇게 많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순원 회장이 사업이나 정치를 하지 않고 봉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인성과 인격의 대단함을 알 수가 있다. 그는 현재 한반도 평화봉사단 이외에도 (사)비영리단체 녹색사람들 공동대표와 비영리법인 대한사회복지원 후원 회장을 맡고 있다. 

 

한 할머니와의 인연

신 회장이 처음 봉사를 결심했던 것은 1988년 천안 교도소 앞에서 만났던 한 할머니 덕분이었다. 

“교도소 앞에서 펑펑 우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가 해서 물어보았더니 자신의 손자가 교도소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 할머니는 강원도 정선에서 오시는 분인데,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이니까 버스만 5번을 갈아타면서 그 먼 길을 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면회 시간은 고작 20분, 거기다가 투명 가림막을 앞에 두고 있어서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마침 제가 교도소장을 알고 있었기에 특별한 부탁을 했고, 교도소장은 특별면회라는 이름으로 1시간 동안 면회실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손자의 손을 잡아보고 포옹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그 감동적인 모습을 보면서 ‘아, 내가 가야 할 길이 바로 이것이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신순원 회장은 자신의 봉사단체 이름을 ‘한반도 평화봉사단’으로 지었다. ‘남한’ 평화봉사단이라고 하기에는 북한을 배제하는 것 같고,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시대를 염두에 두면서 ‘한반도 평화봉사단’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후 신순원 회장은 촉법소년들이 있는 분류심사원과 교도소에 한꺼번에 수백 그릇의 삼계탕을 제공하고 불우이웃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신 회장은 전국 50여 개 정도의 교도소를 거의 전부 순회하면서 급식과 위문공연도 하곤 했다. 매번 봉사할 때면 20여 명 정도의 봉사단 회원들이 함께 버스를 타고 가서 동참한다고 한다. 봉사를 위한 비용은 자체적인 회비로 충당하지만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이 거금을 기부하기도 한다. 한 번은 한해 목표를 독거노인 3천 명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잡았는데 돈이 많이 모자란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마땅히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는 상태였는데, 누군가가 나타나 선뜻 1천만 원을 기탁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신순원 회장은 ‘아직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희망이 빛나고 있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갈망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했다. 

그는 전국의 교도소를 돌면서 수용자들을 만나다 보니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수용자들만의 특징도 알게 됐다고 한다. 

“보통 일반인들은 수감자들이 고기와 같은 음식을 제일 선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라면’이었습니다. 물론 수감자들도 컵라면은 얼마든지 사서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라면은 물을 끓여야 하고, 이 끓인 물 자체는 컵라면의 물보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화상을 입히는 무기가 될 수 있어서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외부인이 일반 라면을 넣어주면 식사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한번은 몇몇 교도소에 라면을 사서 주기도 했습니다.”

신순원 회장은 또 매년 독거노인에게 쌀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돕고 싶지만 돕기 힘든 경우도 무척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예를 들어 쌀을 전달하기 위해서 문을 두드리면 독거노인이 집 안에 있으면서도 응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경찰서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는 혹시라도 자신을 찾아온 채권자일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관을 대동하지 않고서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결손가정 문제 대책 세워야

그는 향후 촉법소년들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결손가정의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년범죄의 95%가 결손가정의 자녀들에게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80%가 성범죄를 통해서 본격적인 범죄의 세계에 들어오게 되죠. 처음 집을 나가게 되면 돈이 필요하게 되고, 그러면 절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돈이 떨어지게 되면 PC방 등에서 만난 남녀 아이들이 짜고 성매매를 모의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결손가정을 줄이고, 설사 결손가정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 자녀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신순원 회장은 2002년에 <나랏님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라는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이 아직도 팔리고 있어 인세가 적지 않게 들어오고, 그렇게 들어온 수입은 거의 전액 기부를 한다. 

신순원 회장이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해 봉사를 하다보니, 혹 그 자신도 불우한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중상류층의 가정에서 전혀 어려움 없이 컸다. 어쩌면 그러한 별 어려움 없는 생활이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으로 무한한 애정과 순수한 봉사 정신을 만들어 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반도 평화봉사단을 이끄는 신순원 회장과 3천 명의 회원들은 어쩌면 대한민국 사회를 밝게 가꿔나가는 가장 선봉에 선 사람들이 아닐까? 그들의 고귀한 마음이 오랫동안 변치 않고 지금처럼 순수하게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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