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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사람들', 에미상 8관왕 돌풍...한국계 이민자의 삶 美 주류의 찬사 받다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4-01-16 14: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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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훈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이 미국 방송 부문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에미상 8개 부문의 트로피를 석권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은 TV미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앨리 웡)을 수상했다. 앞서 지난 6일과 7일 열린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는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총 8관왕을 차지했다.


'성난 사람들'은 난폭 운전으로 우연히 엮이게 된 도급업자와 사업가를 통해 현대인들의 분노와 슬픔을 그려낸 드라마. 미국에 사는 아시아계 이민 2세대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비평 면에서도 호평을 받으면서 올해 열린 방송계 주요 부문 시상식 트로피를 휩쓸고 있다. 최근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에서도 각각 3관왕(TV미니시리즈 영화 부문 작품상, 남녀주연상)과 4관왕(TV미니시리즈 작품상, 남녀주연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영화를 연출한 한국계 이성진 감독은 감독상을 받은 후 "LA에 처음 왔을 때 내 은행 통장은 마이너스였다, 돈이 너무 없어서 그때 어렵게 살았었는데 내가 1달러를 저금하러 가니 은행 직원이 '1달러를 저금하러 오신 거예요?' 하더라"면서, "그 당시만 해도 이 상을 받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서 보니까 정말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했구나 하는 것이 다시 한번 체감된다"면서 '성난 사람들'을 함께한 배우와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성난 사람들'은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지만 한국계 감독과 배우(스티븐 연)가 메가폰과 연기를 담당하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계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공개 초반부터 국내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주연인 대니 조 역할의 스티븐 연뿐만 아니라 대니의 동생 폴로 출연한 영 마지노, 여주인공 에이미의 남편인 일본계 남성 역할을 맡은 조셉 리 역시 한국계다.


이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한국명: 연상엽)은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에 이어 에미상 남우주연상 트로피까지 차지하면서 배우 경력에 있어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작품을 연출한 이성진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다. 소니 리(Sonny Lee)라는 미국식 이름을 써오다 2019년부터 한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작품상 수상 소감에서 "사실 쇼에서 자살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그린 장면들은 제 스스로를 반영한 모습들이다. 그런 쇼를 여러분이 많이 좋아해주시고, 개인적인 고통을 투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계속해서 서로 멀어지는 것 같다. 이런 세상에 살 때 항상 드는 생각은 '모든 사람은 나를 이해할 수 없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을 거야'"라면서, "'성난 사람들'의 모두가 조건 없는 노력을 서로에게 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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