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릉소방서 제공[박광준 기자]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관측 장비를 웃돌 정도의 폭설이 내리면서 도내 곳곳에서 교통사고, 정전, 고립 등 사고가 잇따랐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의하면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릉과 홍천 등 도내 곳곳에서 눈길 고립, 낙상, 낙석, 나무 쓰러짐 등 폭설로 인한 사고가 이어졌다.

22일 오전 10시경 평창 대관령면 선자령 정상에서는 비박(bivouac.노숙)을 하던 등산객 4명이 폭설에 고립됐다가 6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앞서 이날 오전 3시경에는 삼척 도계읍에서는 소나무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면서 전선을 끊어 2시간가량 정전이 발생해 인근 9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눈길 교통사고도 32건이 발생해 42명이 다쳤다.

전날밤 10시 27분경 정선군 고한읍 행정복지센터 인근에서 차량 단독사고가 발생해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같은 날 오전 8시 38분경 화천군 사내면에서는 SUV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t 트럭과 부딪혀 4명이 이송됐다.

산지와 동해안 6개 시군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도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할 예정이다.

제설 장비 3천245대와 인력 4천99명, 제설제 1만 9천358t을 투입해 제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대산과 태백산, 설악산은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치악산은 이날 오전부터 탐방로를 개방했다.

동해안 항.포구에는 어선 2천479척이 피항했고 9개 시군 마을버스 49개 노선은 단축 운행 중이다.

전날까지 제주노선을 3차례 결항한 원주공항은 이날은 정상 운항했다.

기상청에 의하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누적 적설량은 강릉 성산 69.2㎝, 조침령 67.5㎝, 삽당령 61.4㎝, 양양 영덕 57㎝, 양양 오색 55.8㎝, 강릉 왕산 54.3㎝, 대관령 47.9㎝, 동해 달방댐 43.9㎝, 삼척 도계 41.8㎝, 평창 용산 34.1㎝ 등이다.

이날 오전 8시까지 누적 적설량 67.7㎝를 기록하던 향로봉은 이후 관측 장비를 웃돌 정도로 눈이 더해지면서 기상청 집계에서 제외됐다.

기상청은 23일까지 강원 동해안과 산지에 5∼15㎝, 내륙 1∼3㎝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산지 전역에는 대설경보가, 동해안 6개 시군과 태백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고,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