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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초등생, "끝까지 병원 남아 환자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2-28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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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진(가운데) 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함께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김미영(왼쪽) 간호부장과 박성식(오른쪽) 병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칠곡군 제공[박광준 기자]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간호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를 실천하면서 1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한 초등학생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장진홍(1895~1930) 의사의 현손인 장예진(장동초등학교 4학년) 양이다. 


28일 경북 칠곡군에 의하면 장 양은 전날 칠곡경북대학교 병원을 방문해 박성식 병원장, 김미영 간호부장을 만나 간호사를 위해 써달라며 31만 원을 전달했다. 


장 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기념식 참석 후 1년이 지난 올해 3.1절까지 31만 원을 모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했고, 저금통엔 '애국 토끼'라 적은 뒤 매일 1000원씩 모으기로 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등 용돈을 아껴가면서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모아 왔고, 장 양의 아버지인 장준희 씨도 수시로 토끼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장 양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 양의 아름다운 도전이 지역사회에도 알려지자 김재욱 칠곡군수까지 응원에 나섰고, 장 양은 지난 15일 목표했던 금액 31만 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장 양은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다"면서,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인간인지라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자결한 독립운동가로, 1962년 건국 공로 훈장이 추서됐으며 칠곡군 왜관읍 애국 동산에 순국 의사 장진홍 선생 기념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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