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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채 금리 미국과 동조성 확대...당분간 큰 영향 지속”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4-01 17: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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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통화 긴축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장기 국고채 금리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일 ‘최근 글로벌 통화 긴축기 중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 확대 배경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통화 긴축 기간에 주요국 대부분에서 장기금리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간 상관계수가 장기평균(2013년~2021년 중)보다 높아졌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상승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국 금리에 대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통화 긴축기 중 국내 금리에 대한 영향력은 58%로, 장기평균(44%)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3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호주(70%), 캐나다(67%), 싱가포르(66%), 뉴질랜드(60%)에 이어 5번째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높았다.


한은은 미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 영향이 확대된 배경으로 미국과의 금융 연계성이 강화된 점을 꼽았다.


2019년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금융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금융 경로를 통한 미국 국채금리의 파급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또 2022년 중 글로벌 고물가 등 거시경제 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주요국의 물가 여건이 유사해지고 이에 대응한 통화정책이 한 방향으로 운용되며 주요국 정책금리의 동조성이 강화된 점도 배경으로 들었다.


지난해 이후 채권 투자자의 미국 금리 추종 경향이 강화되면서 금융 경로를 통한 파급 영향이 높아진 점도 이유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 19, 글로벌 고물가 등의 거시경제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미 금리의 높은 동조성을 지켜봐 왔던 투자자들에게는 일종의 ‘경직적 기대’가 형성됐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이런 투자자의 추종 경향 강화에는 국내 채권시장에 가해지는 미 국채금리 충격의 크기가 과거보다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데이터에 기반을 둔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정책에 대한 방향 제시)’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경제 뉴스나 미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등락했고 이에 따라 국내 국고채 금리도 관련 뉴스에 대한 민감도가 더 커졌다고 한은은 밝혔다.


반면 지난해 이후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데다 국고채 수급 여건이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단기금융시장 불안 요인도 대체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국내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방향성 거래가 확대된 점,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위험 회피 강화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도 동조성 확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향후 미 국채금리의 파급 영향은 높은 미국과의 금융연계성과 투자자의 미국 국채금리 추종 경향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한미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 과정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장기 국고채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경우 국내 금융 여건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미국과 차별화됐을 때는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축소된 점을 고려하면 국가별 물가와 경기 여건에 따른 통화정책 차별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2020년 4월~8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동결 전후(2022년 10월~2023년 3월), 최근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통화정책 방향 제시 후(2024년 1월~2월)의 경우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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