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의사협회는 현재 의료공백 사태는 대통령이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의대 증원을 멈추고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면 의료계도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7알 정례 브리핑을 열어, 저날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두고 “현재의 의정 대치상황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총선 후 첫 입장을 발표하며,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의협 비대위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은 대통령”이라면서 “증원을 멈추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새로 논의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꿔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의료 개혁을 달성하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댈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의정 대치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에 전문의 2천8백 명이 배출되지 못한다며 “이대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간다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의료현장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의사 수의 7%인 전공의가 빠진 것은 그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붕괴를 야기하는 것이기에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체 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또 “많은 대학 병원들이 구조조정과 도산의 위기에 빠지고 보건의료 계열, 행정 직군 등 우리의 동료들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중증 의료와 응급의료를 최상으로 제공하기 위한 고민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료개혁의 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야들이 붕괴되는 시발점이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구성과 관련해, 비대위는 “참여하는 것은 차기 집행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 제안한 ‘공론화 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윤 의원 주관으로 하는 것들은 보이콧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윤 교수는 의대 증원을 강하게 주장해왔고, “종합병원 봉직의 연봉이 3~4억 원까지 올랐다”는 발언 등으로 의사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