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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역 거부 일부 교회, 몰상식...적반하장”
  • 디지털 뉴스팀
  • 등록 2020-08-27 1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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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교총 회장, “종교자유는 목숨과 못바꿔”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역 노력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디지털 뉴스팀]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16명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교회 ‘대면 예배’ 강행 등과 관련,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교회의 정부 방역 방침 거부 등을 거론하면서 “그로 인해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전히 일부 교회에선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면서, “특히 특정 교회에선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000여 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명에 달하고 있다.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자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던 국민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이 그쯤 됐으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텐데 오히려 지금까지도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고, 여전히 정부 방역 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집회 참가 사실이나 동선을 계속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면서, “저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 밀접하게 접촉하면 감염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되는 그 이치에 아무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겠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면서,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는 고통이 매우 크겠지만 그런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오히려 함께 힘을 모아서 빨리 방역을 안정시키는 것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예배, 정상적인 신앙 생활로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함께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다. 특히 우리 교회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에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교회 예배자 중에 감염자가 많이 나오게 돼 참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감염병 시대에 정부와 교회의 뉴노멀의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 정부가 방역을 앞세워서 교회를 행정명령하고, 교회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것은 국민들께 매우 민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대통령과 언론이 기독교의 특수성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면서, “기독교 구조는 피라미드식 구조와 중앙집권적인 상하 구조가 아니다. 연합회나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단체가 아니다. 여러 교파가 있고 같은 교파 안에서도 지향점 등이 다른 여러 교단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특히 “지난 24일 대통령께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그 어떤 종교의 자유도, 집회와 표현의 자유도 지금의 엄청난 피해 앞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물론 3단계 격상을 고민하는 대통령의 고심과, 종교단체가 보다 더 방역에 협조해달라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겐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발언과 관련,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면서, “정부 관계자들께서 교회와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정부와 교회의 협력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면서, “교회는 정부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코로나가 한 두주, 한 두달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볼때 대책 없이 교회 문을 닫고 비대면.온라인 예배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오늘의 교회 현실”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기독교연합회와 중대본, 지자체가 협의기구를 만들고 방역을 철저히 잘하는 교회는 차별해 ‘방역 인증’ 마크를 주는 제도, 집회 인원을 교회당 좌석수에 따라 유연성 있게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김 회장은 “전체 교회를 막는 현재의 방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도 이 방식은 부담이 될 것이고,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류정호.문수석 공동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소강석 상임고문과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김종준 총회장(합동).장종현 총회장(백석).채광명 총회장(개혁).신수인 총회장(고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기채 총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전광훈 목사가 속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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