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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의 꽃, 모스크바
  • 송성준 기자
  • 등록 2021-05-09 16:07:40
  • 수정 2021-05-09 20: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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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의 주변에는 화려한 붉은 건물들이 많다.

[송성준 기자] 필자는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금강산 관광을 갔던 적이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공산권이었다. 북한사람인 가이드가 금강산 호텔과 그 주변의 화려함을 목청 높여서 설명하는 것을 듣던 중 이게 뭐가 화려한건가 하고 심드렁하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10년 쯤 지났을 때,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방문하게 되었다. 새벽에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에보 공항에서 내렸을 때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딱딱한 듯 한 러시아어의 억양과 사람이 없어서 스산한 공항의 분위기, 지하철에 수많은 부조들과 조각상 등은 공산주의의 날카로움과 딱딱함을 느끼게 하였다. 하지만 지하철을 내려 붉은 광장을 봤을때 느낌은 첫인상과는 너무 달랐다. 차가운 석조공원에 피어있는 한줄기의 꽃을 본 느낌이었다.

주코프 장군 기마상의 뒤로 위치한 국립역사박물관, 우측에 보이는 작은 첨탑은 부활의 문이다.

모스크바의 중심인 붉은광장에는 1, 2, 3호선의 세가지 지하철 노선이 다 지나다니므로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을 내리고 붉은광장쪽을 바라보면 러시아의 전쟁영웅 주코프 장군의 기마상을 뒤로 8개의 화려한 첨탑을 가진 건물을 볼 수 있다. 러시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역사박물관인데 공산주의로 대표되는 러시아의 이미지 때문에 지루하지 않을까 싶지만, 제정 러시아 시절 로마노프 왕조의 화려한 귀중품이 많이 있어 눈요기에 좋다.

모스크바의 중심에 위치한 백화점, 굼

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오면 살짝 피곤해 질 수 있다. 그때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면 화강암과 석회석, 대리석으로 지어진 굼을 볼 수 있다. 굼은 러시아어로 국가백화점을 줄여서 말하던게 고유대명사가 된 케이스이다. 우리로 치자면 롯백, 현백 이런 느낌이 아닐까.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궁전을 방불케 할정도로 화려하게 꾸며놨고 백화점에서 파는 러시아식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구경할 만 하다.

밝게 빛나는 크렘린 궁의 외벽, 좌측으로 레닌영묘와 스파스카야탑, 성바실리 성당이 보인다.

굼을 나와서 붉은광장의 맞은편을 보게 되면, 거대한 성벽을 가진 크렘린을 볼 수 있다. 크렘린이라는 단어는 사실 러시아어로 요새를 뜻하는 끄례믈을 영어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주요 도시에는 개성이 다른 다양한 크렘린이 존재하고 있다. 크렘린은 제정러시아 시절 왕궁과 요새로 사용되던 곳을 잘 보존하여 대통령관저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관광 도중 관저나 집무실 근처를 배회하거나 사진을 찍으면 위병들에게 제지를 당할 수 있다. 하지만 넓은 크렘린 내부에 다양한 박물관과 성당의 주위에 관광객들이 많이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크렘린의 동쪽 성벽에는 레닌의 영묘가 위치하고 있다. 1924년 러시아 혁명을 완수한 블라디미르 레닌은 어머니의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스크바의 혹한을 뚫고 도달한 몇 주간의 조문행렬을 본 이오시프 스탈린은 그에 영감을 받아 레닌의 시체를 보존하여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로 한다. 스탈린 역시 사후에 레닌과 함께 보존되었으나, 몇년 후 그의 행적이 격하돼 화장해서 이장된다. 레닌의 시체는 지금도 관람할 수 있는데, 그의 의미가 남다른 만큼 사진촬영은 불가하니 눈으로만 구경하길 권한다.

러시아정교회의 성바실리 성당

크렘린궁을 나와서 모스크바 강변으로 걷다보면 익숙한 건축물을 볼 수 있다.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테트리스의 배경 화면으로 잘 알려진 성 바실리 성당이다 . 16세기에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남쪽에 세워진 러시아 정교회 성당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다 . 화려한 색감의 10개의 양파 모양 의 첨탑으로 유명한데, 이 첨탑들 은 성당 주변 어디에서 봐도 8개 이상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화려한 외관만큼 내부의 성화 역시 매우 화려하므로 한번 쯤 들어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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