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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내주 美서 모더나.노바백스와 협약 맺을듯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05-14 17:33:22
  • 수정 2021-05-14 17: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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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바이오의약품 성분을 실험하고 있다. [우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단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뿐 아니라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모더나, 노바백스와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업무 협약이 방미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모더나의 mRNA(전령RNA) 백신은 안전성과 효능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 국내 생산이 성사될 경우 전 국민의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가 생산하는 미국 노바백스의 단백질 백신 역시 생산이 용이하고 상온 보관이 가능해 백신 자립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모더나 백신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mRNA 방식으로, 백신은 바이러스의 일부인 스파이크(돌기)를 만드는 유전 정보인 mRNA를 인체에 전달한다. 그러면 몸속에서 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가 생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면 백신으로 생긴 항체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 먼저 결합해 감염을 차단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생산 공정 중 마지막 병입(甁入) 단계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mRNA 주변을 일종의 보호막인 지질 나노 입자로 감싸고 병에 넣어 영하 70도로 냉동해서 출하한다. 원료가 되는 mRNA와 보호층인 지질 나노 입자는 수입해 써야 한다.


삼성은 마지막 공정만 진행해 백신 생산 속도를 높이는 쪽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 단계 기술에는 모두 다른 기업들이 보유한 특허가 걸려 있어 모더나와 합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미국 아뷰튜스에 기술료를 내고 지질 나노 입자 기술을 쓰고 있다. mRNA 합성 기술도 미국 트라이링크가 특허를 갖고 있다. 삼성바이로직스는 빠른 시간 안에 앞 단계 특허 기술들과 생산설비도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반도체-백신 동맹이 급물살을 탄 것은 우리 기업이 반도체, 배터리뿐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서도 세계 수준의 양산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000리터(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춰 세계 위탁생산업체(CMO) 중 단연 1위이다. 모더나 백신의 유럽 생산을 맡은 스위스 론자는 28만L로 3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동안 세계적인 제약사들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한 경험이 없었다면 모더나 백신의 마지막 병입 공정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2008년부터 5000억원을 투입해 경북 안동에 세계 수준의 설비를 갖춘 백신 공장을 세웠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가 잇따라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을 맡긴 것도 그 때문으로, 노바백스 백신이 세계 각국에서 허가를 받으면 한국이 주요 생산 기지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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