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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문화의 도시, 잘츠부르크
  • 송성준 기자
  • 등록 2021-05-30 12: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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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바라본 잘츷부르크 시내

[송성준 기자] 유럽의 도시들을 보면 유독 burg라는 접미사를 가진 도시가 많다. 프라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로텐부르크 등등. 부르크는 성을 의미하는데 도시가 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는 뜻이다. 유사하게 샘을 의미하는 -furt, 항구를 의미하는 -haven 등이 있다. 이렇듯 도시의 이름을 보면 도시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서부에 위치한 잘츠부르크는 소금을 의미하는 Salz와 성을 의미하는 Burg가 합쳐진 이름이다. 이렇듯 소금생산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잘츠부르크는 소금을 통해 얻어진 재력으로 성장해왔고, 지금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사랑받고 있다.

도시에서 올려다 본 호엔잘츠부르크 성

잘츠부르크의 중심에 위치한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페스툰스베르크 산위에 위치하고 있다. 도시중앙에 있는 산이라서 기껏해야 언덕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높이가 500미터나 되는 꽤나 높은 산이다. 따라서 걸어올라가기 보다는 ‘푸니쿨라’라고 불리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게 된다. 고도 500m나 되는 산위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성 내부에는 건설될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박물관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중세시대의 고문기구들이나 화려한 주교등의 방 등 볼거리가 많다. 성에서 운동삼아 걸어내려오다 보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생활을 했던 논베르크 수도원을 방문할 수 있다. 이곳은 지금도 수도원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예배시간에 입장이 허용되므로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내려다본 잘차흐 강

성에서 내려다 보면 도시를 가로지르는 잘차흐 강을 볼 수 있다. 이 강은 중세시대부터 주변의 산에서 채굴한 소금을 운송하는 역할을 했다. 잘차흐 강변을 따라 산책로가 잘 구성되어있고, 주변에 뷰가 좋은 카페들이 많으니 여유가 있으면 한번 쯤 걸어볼 만하다. 또한 하절기에는 강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도 있는데, 천천히 운행하면서 영어로 도시에 대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도시를 이해하기 좋다.

헬브룬 궁전에서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

시내 관광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교외로 나가보면 색다른 관광지가 많다. 헬브룬 궁전 역시 그러한 곳 중 하나인데, 17세기 초에 잘츠부르크 대주교가 만든 궁전으로 물의 궁전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입구에 도착해보면 흔히 서양에서 볼 수 있는 궁전들과 큰 차이가 없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면 이곳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가이드는 이곳을 설명하는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이 투어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참 궁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다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데, 그곳으로 가면 갑작스런 물벼락을 맞게 된다. 이곳을 만든 잘츠부르크의 대주교는 꽤나 장난꾸러기였던 모양이다. 그는 궁전 구석구석에 다양한 분수와 인형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를 숨겨놓아서 흥을 돋구곤 했다고 한다.

헬브룬 궁전 내부의 연못

헬브룬 궁전은 이러한 트릭 분수들도 훌륭하지만 그 자체로도 매우 훌륭한 곳이다. 궁전 내부에 산재해 있는 조각상들도 매우 화려하고 60헥타르에 달하는 정원은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현지인들도 휴식을 보내기 위해 많이 찾곤 한다. 또한 정원의 구석한편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롤프와 리즈가 ‘Sixteen Going On Seventeen’에 맞춰 춤추는 파빌리온이 위치하고 있다.

헬브룬 궁전 내부의 연못과 조각상들

이 외에도 잘츠부르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요 배경이 되었던 미라벨 궁 또한 잘츠부르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잘츠부르크가 낳은 가장 위대한 인물, 모차르트를 빼놓을 수 있다. 시내에는 그가 태어난 집과 어릴때 살던 집이 위치하고 있고, 도시 곳곳에는 그에 관한 상품을 팔고 있다. 이쯤되면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를 먹여살리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전에 모차르트는 그에게 재정적 지원과 유럽 귀족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빌미로 그를 압박하였던 잘츠부르크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시대에 요제프 하이든이라는 걸출한 음악가가 잘츠부르크에서 활동하고 있었기에,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를 그다지 중요시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차르트의 명성으로 도시가 운영되고, 잘츠부르크를 사랑했던 하이든은 언급조차 잘 안되고 있다니 정말 아이러니하다. 

잘츠부르크는 걸출한 음악가를 여러명 방문했던 낳은 도시답게 음악페스티벌로도 유명하다. 7~8월에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함께 유럽 양대 페스티벌로 불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또한 잘츠부르크가 낳은 또다른 위대한 음악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만든 ‘부활절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역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완성도는 빠지지 않기 때문에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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