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기자]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가 대기록 작성에도 팀 패배 속에 웃지 못했다.
이용규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5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이용규는 이날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5번 타순에 나섰다.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이용규의 최근 타격감과 LG 선발투수 앤드류 수아레즈(29)와의 상성 등을 고려해 이용규를 중심타선에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용규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번뜩였다. 키움이 0-1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박병호(35)의 중견수 뜬공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팀에 동점을 안겼다.
키움이 5-4로 앞선 7회말에도 1사 후 바뀐 투수 정우영(22)을 상대로 2루타를 쳐냈다. 우익수 옆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보내면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용규는 마지막 타석도 쉬어가지 않았다. 키움이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마무리 고우석(23)의 155km짜리 직구를 공략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이용규는 이 안타로 2004년 프로 데뷔 후 17년 만에 개인 통산 19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이는 KBO리그 역대 15번째 대기록이고, 또 통산 250 2루타를 함께 기록하는 기쁨도 맛봤다.
하지만 키움은 이용규의 맹타에 응답하지 못했다. 9회초 2사 1, 2루에서 박주홍(20)이 내야 땅볼로 아웃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용규도 대기록 작성에도 웃지 못한 채 경기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