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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위한 단절, '뮤지엄 산'
  • 송성준 기자
  • 등록 2021-09-26 11:47:23
  • 수정 2021-09-26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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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준 기자] ‘뮤지엄 산’은 오크밸리 리조트 내부에 있는 박물관으로, 이전부터 운영되던 종이박물관과 한솔그룹에서 수집한 컬렉션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구성돼 있다. ‘뮤지엄 산’은 일본 건축의 대가인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안도 타다오는 콘크리트를 노출시키는 건축법을 크게 유행 시켰는데, 이 곳에서도 그러한 그의 취향을 쉽게 볼 수 있다.  

 

처음 뮤지엄 산에 도착하게 되면 웰컴 센터를 마주하게 된다. 웰컴센터는 주차장 겸 매표소 역할을 하는 작은 건물이지만,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게 지어져 여유를 가지고 한번 둘러볼 만 하다. 또한 웰컴 센터 내부에는 뮤지엄과 관련된 굿즈를 파는 아트샵과 카페가 있으니 나오는 길에 다시 한 번 들려보도록 하자.



웰컴 센터를 통과하면 정원과 조각상 들이 반겨준다. 플라워 가든이라 불리는 이 정원은 붉은 패랭이 꽃과 자작나무로 꾸며져 있어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패랭이 꽃은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개화하니, 그 때를 맞춰 방문하면 붉게 물든 플라워 가든을 볼 수 있다. 패랭이꽃 밭 위로는 거대한 붉은 구조물을 볼 수 있는데, 이탈리아 계 조각가인 ‘마크 디 수베로’의 ‘제럴드 먼리홉킨스를 위하여’ 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건축 폐기물을 바탕으로 작품활동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새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산책로를 기준으로 ‘제럴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의 반대편에는 조각공원이 있으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는게 좋다.


 

플라워 가든을 지나면 워터가든에 이르게 된다. 워터가든은 본관의 주변으로 물을 채워 놓아 본관이 물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또한 물속에 잠겨있는 자갈들과 본관으로 향하는 길위로 설치된 ‘알렉산더 리버만’의 ‘아치웨이’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균형과 조화를 다양하게 보여준다. ‘알렉산더 리버만’ 역시 산업 폐기물을 활용한 작품활동을 선보였었는데, 빠른 산업화를 겪은 우리나라가 자연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본관 내부로 들어오면 두가지 전시장을 만나게 된다. 첫번째로 1997년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던 페이퍼 갤러리다. 과거부터 우리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종이의 다양한 쓰임새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것도 종이였나 싶은 작품도 많고, 색도 화려해서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의 다른 한곳인 청조갤러리에선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현재 진행중인 기획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전시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작게나마 백남준관이 있어, 그의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본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신라의 고분을 형상화한 명상관과 스톤가든을 볼 수 있다. 스톤가든과 명상관의 9개의 구조물은 전국 8도와 제주도를 형상화 했다고 한다. 명상관 내부에는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조용한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기 좋다. 하지만 뮤지엄 전체가 고요한 분위기이기에 굳이 명상관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천천히 산책하면서 사색하기 좋다. 스톤가든의 구조물들 사이 산책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조각이 있으므로, 찾아보며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명상관 뒤로 ‘제임스 터렐관’에서 빛을 다루는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필자는 가보지 못했지만, 아주 색다른 경험이 된다고 하니 한번쯤 방문을 추천한다. 


  

사람들은 ‘안도 타다오’의 건축을 설명하곤 할 때,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의 정점이라고 한다. 이러한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너무 자연에 맞게 설계하다 보니 동선이나 구조에 있어 사람에게 비효율 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에 오는 이유는 효율이 아닌 쉼과 감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비효율적인 동선도 아름다운 채광과 자연을 관람하기엔 너무나도 짧은 거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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