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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지위 확인 소송 사실상 패소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2-12 17: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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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맷값 폭행' 논란으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인준이 거부된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회장 지위 확인 청구 소송을 냈지만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성창호 부장판사)는 10일 최 대표가 대한체육회에 제기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지위 확인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대표는 2020년 12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이른바 '맷값 폭행' 논란으로 비판적 여론이 거세져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준을 거부당했다.


이날 재판부는 대한체육회가 최 대표의 인준을 거부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고 소송 비용은 최 대표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최 대표는 2010년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50대 운수 노동자를 불러 폭행하고 2천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면서 '맷값 폭행' 논란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혐의로 최 대표는 이듬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반발해 최 대표는 법원에 회장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잇달아 제기했다.


최 대표는 승소를 자신했다.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 4곳에 자문한 결과 '결격 사유가 없다'는 유권 해석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해 5월 최 대표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이날 본안 소송에서도 대한체육회의 손을 들었다.


최근 대한체육회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1년 이상 회장 궐위 상태인 점 등을 들어 조직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회장 선거를 다시 시행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절차에 따라 조속히 정상화가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가 사실상 패소하면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직 공석 상태는 더 길어지게 됐다.


최 대표의 항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최종 변론기일에서 '패소할 경우 항소할 것이냐'는 질문에 "항소는 검토를 더 해봐야 한다. 회장 공백기가 더 길어지면 협회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분이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사실상 항소 포기에 무게를 뒀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판결문을 확인하고 당선인(최철원 대표)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당선인이 항소의 뜻이 없다면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회장 선거를 언제 치를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가 항소를 포기하고, 이에 따라 협회가 이른 시일 내에 재선거를 치르더라도 마땅한 후보를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최 대표는 2020년 12월 차기 회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전영덕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동문회장을 62대 20의 압도적인 표 차로 눌렀다.


선거인단이 최 대표에게 몰표를 던진 것은 도덕적으로 둔감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이유가 컸다.


비인기종목인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려면 도덕적으로 흠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도덕성과 재력을 둘 다 겸비한 후보라면 이상적이지만 비인기종목인 아이스하키에서 그런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인 고민이다.


협회 관계자는 재선거에 나올만한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회장 선거에 나올만한 분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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