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숙 기자] 녹슨 배들의 집합소인 군산 하제항은 갈대 수풀에 휩싸여 다소 쓸쓸해 보인다. 한때는 바다를 누비고 다녔을 배들이 갈 곳을 잃어 발이 묶여 있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어 날씨가 추운 하제항은 어디를 둘러봐도 바람 피할 곳은 없다. 그저 온 몸으로 맞서면서 폐선을 둘러보는데 가끔 굉음을 울리며 비행기들이 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린다. 새만금방조제로 바닷길이 막히면서 항구의 기능을 상실하고, 폐선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제항의 하늘은 그 역사만큼이나 오묘하다. 언젠가는 사라지고 없어질 배는 해체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 날이 오기 전에 하제항의 역사를 담아보고 다시 또 찾게 되기를 소망한다. (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