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한국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이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정상에 서면서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우상혁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도쿄올림픽 공동 챔피언 이탈리아의 탬베리와 카타르의 바심을 잇따라 꺾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적인 선수들만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에 초청받은 우상혁은 데뷔전에서 정상에 서면서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했다.

강풍을 뚫고 쓴 새 역사였다.

건드리지도 않은 바가 저절로 떨어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 경기가 20분가량 지연된 가운데, 우상혁은 힘찬 거수경례로 경기 시작을 알렸다.

참가 선수 8명 중 유일하게 2m16을 뛰지 않고 힘을 아낀 우상혁은 2m20을 1차 시기에 넘어 가뿐하게 출발했지만 다시 거세진 바람이 문제였다.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탬베리를 비롯해 세계적인 선수들이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한참 낮은 2m24에 걸려 줄줄이 탈락했다.

우상혁은 벼랑 끝에서 날아올랐다.

마지막 3차 시기에 2m24를 넘고 힘차게 포효한 뒤, 2m27을 2차 시기에 성공해 동메달을 확보했다.

2m30부턴 개최국, 카타르의 영웅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바심과 승부였다.

두 선수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해 바를 높였고, 2m33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우상혁이 한 번에 바를 넘어, 자신이 보유한 올해 실외 세계 최고 기록을 1cm 경신한 반면, 바심은 잇따라 바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우승을 확정한 우승혁은 2m37, 한국 신기록에 도전하면서 다이아몬드리그 데뷔전을 특유의 환한 미소, 그리고 빛나는 트로피와 함께 마무리했다.

지난 3월 실내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금메달로 한국 육상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정상에 서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