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세계 선두인 대만 TSMC가 작년 4분기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세계 1위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55억 대만달러(약 25조 6천억 원)로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3% 늘었으나 시장 전망치 6,360억 대만달러보다는 조금 부족했다.

이러한 실적에 대해 블룸버그는 “기술력과 규모를 갖춘 TSMC조차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속에 따른 글로벌 소비 둔화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TSMC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는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3분기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TSMC에 내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회사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침체 여파로 더욱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발표한 잠정실적에는 작년 4분기 매출은 70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줄고, 영업이익은 4조 3천억 원으로 69% 줄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치 발표 때 공개되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매출을 19조∼20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4분기 낸드플래시 사업 적자를 시작으로 올해 1분기나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 전체가 분기 적자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왔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를 주력으로 시스템 반도체 설계.생산, 파운드리 등에서도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는 2021년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지만, 결국 파운드리가 주력인 TSMC에 추월당했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메모리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사상 최악의 업황을 지나고 있으나,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