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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거장’ 마이클 볼튼, 일흔에도 힘있는 목소리...‘상남자’ 매력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1-15 20: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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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저를 기다려 주고 여기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노래를 따라 불러주세요!"


'팝의 거장' 마이클 볼튼(70)은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내한공연 '앙코르, 마이클 볼튼 라이브 인 서울'(Encore, Michael Bolton Live in Seoul)에서 자신을 기다린 한국 팬을 바라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루 아이드 솔'(Blue Eyed Soul·백인이 부르는 솔 음악)의 거장으로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다.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When A Man Loves A Woman), '하우 앰 아이 서포즈드 투 리브 위드아웃 유'(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 등의 메가 히트곡으로 1980∼90년대를 풍미했다. 데뷔 이래 7천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고, '그래미 어워즈'를 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6회 수상했다.


그가 내한공연을 연 것은 2014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콘서트 이후 9년 만으로, 원래 지난해 11월로 예정했다가 이태원 참사로 약 2개월 연기했다.


볼튼은 공연 시작 이후 약 1시간 10분 뒤인 오후 7시 20분경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를 부르며 무대에 올랐다. 그에 앞서서는 K2 김성면과 소향이 게스트(초대) 가수로 장내를 달궜다.


1953년생으로 올해 70세인 볼튼은 고희(古稀)라는 나이가 와닿지 않을 정도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금발 장발에 '꽃미남' 외모로 숱한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던 그는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과 힘 있는 목소리로 여전히 매력을 뿜어냈다.


검은 기타를 메고 흐트러짐 없이 고개를 '까딱' 들고서 '스탠드 바이 미!'라며 고음을 포효하는 모습에서는 요즘 팝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마초적 매력까지 물씬 풍겼다.


별다른 제스처 없이 꼿꼿이 서서 음과 리듬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첫 노래를 부른 후에는 "얼마 전 이태원 참사로 돌아가신 많은 분을 위해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추모의 시간도 가졌다.


그는 '투 러브 섬바디'(To Love Somebody), '새드 아이 러브드 유…벗 아이 라이드'(Said I Loved You…But I Lied) 등의 노래를 잇따라 들려줬다.


그는 '새드 아이 러브드 유…벗 아이 라이드'를 부르기 전에는 "이 노래는 내 초기 경력에서 큰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발매하자마자 라디오에 많이 흘러나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우 앰 아이 서포즈드 투 리브 위드아웃 유'와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 같은 히트곡이 흘러나오자 장내의 흥은 최고조에 달했다.


객석을 주로 메운 중장년층은 손뼉을 치거나 무지갯빛 응원봉을 흔들며 1980∼90년대 추억에 푹 빠졌다. 공연장을 찾은 어느 노부부는 "저 나이에 저런 목소리를 내다니 대단하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볼튼은 자신의 최고 히트곡인 '하우 앰 아이 서포즈드 투 리브 위드아웃 유'를 부를 때는 후렴구에서 객석을 향해 마이크를 내밀며 떼창도 유도했다.


주최 측은 전날에는 공연 시작 약 2시간 뒤인 오후 9시경에나 볼튼을 등장시켜 관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은 게스트 공연 시간과 무대 전환 시간이 줄어들었다.


볼튼은 이날 '스틸 바스'(Steel Bars)와 '솔 프로바이더'(Soul Provider) 등 약 1시간에 걸쳐 11곡을 들려줬다. 전날과 달리 앙코르로 '타임, 러브 앤드 텐더니스'(Time, Love, and Tenderness)도 열창했다.


노래에 집중하느라 1시간 내내 굳어 있던 그의 표정은 마지막 곡을 마치고서야 조금 풀어져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어떻나요? 분위기가 대단히 좋은 것 같은데요. 제 음악을 지난 수 년간 지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서울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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