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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구당 부채 8천650만원...19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2-28 04: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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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빚이 8천650만 원으로 집계돼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인구수는 지난 2020년 정점을 찍고 줄어들면서 지난해 인구 1인당 빚은 3천616만 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67조 원으로 전년 말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의미한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는 2천158만 가구였는데 가계신용을 이로 나눈 가구당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8천652만 원으로 전년 말보다 1.17% 감소했다.


연말 기준 가구당 부채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02년 3천76만 원에서 2003년 3천59만 원으로 0.56%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가구당 부채는 2007년 4천만 원 선과 2011년 5천만 원 선을, 2015년과 2020년 각각 7천만 원과 8천만 원 선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신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규모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2022년 말 1천757조 원에서 지난해 말 1천749조 원으로 0.46% 감소했는데 반면 전국 가구 수는 2021년 2천128만 가구에서 2022년 2천158만 가구로 1.4% 증가했다.


가구수 증가 속도와 비교하면 가계대출을 포함한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느려 가구당 빚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인구 1인당 빚은 2021년 말 3천600만 원에서 2022년 말 3천616만 원으로 0.4% 증가했는데 가계신용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구 수와 달리 전체 인구수는 2020년 5천184만 명을 정점으로 2021년 5천174만 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5천163만 명으로 다시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만큼 가구당 빚은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의하면 지난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53조 4천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 6천억 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 이후 11월까지 계속 뒷걸음치다가 12월 3천억 원 늘었는데, 다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집계에 의하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1월 8조 원 줄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기를 그동안 제동 없이 급증해 온 가계부채를 줄이는 이른바 부채축소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말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요인이므로 지금 우리나라가 부채축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채축소는 중장기 구조적 이슈인 만큼 금리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고, 주택 금융의 구조적 형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가계 전체적인 고정금리.변동금리, 선분양.후분양 등 많은 것이 관련돼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이 아닌, 중장기로 살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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